'5와3분의1이닝 2실점' 승리투수 요건 갖춘 류현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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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며 5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0㎞에 그쳤지만 느린 커브가 주효했다.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류현진이 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며 5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스피드는 시속 140㎞에 그쳤지만 느린 커브가 주효했다.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위기의 류현진(30 LA 다저스)이 기사회생했다.

류현진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5와3분의1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3탈삼진·2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5-2로 리드한 6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 초 1사 1루에서 저스틴 보어가 때린 타구가 류현진의 왼발에 맞으면서 굴절돼 내야안타가 됐다. 이 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가 79개에 불과했지만, 다저스 벤치는 보호차원에서 류현진을 교체했다. 류현진을 구원한 해처가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류현진의 실점이 늘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이 승리를 추가하면 시즌 2승(5패)째를 거두게 된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99에서 4.75로 조금 떨어졌다.

류현진은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10실점(4이닝 5자책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현재 7명의 선발투수를 두루 기용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5명의 선발로테이션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중요한 시기에서 부진한 투구를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긴장감 속에 치러진 이날 등판에서 류현진은 1회 초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까다로운 타자 디 고든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데 이어 크리스티안 옐리치 역시 1루 땅볼로 처리했다. 3번 마르셀 오주나는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투구수 9개로 삼자범퇴.

다저스는 1회 말 공격에서 마이애미 선발 에딘손 볼퀘스가 흔들리 사이 체이스 어틀리-코리 시거-저스틴 터너의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코디 벨린저의 땅볼로 한 점을 냈지만 야스마니 그랜달의 2루수 병살타가 나오면서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2회 초 류현진은 제구가 흔들리며 잇달아 장타를 허용했다. 첫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좌전 2루타, 5번 저스틴 보어에게 비거리 131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1-1 동점. 앞서 포수 그랜달이 공을 흘렸고, 2루주자 스탠튼이 3루로 뛰다 아웃되며  류현진은 J.T. 리얼무토에게 좌전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콜론과 J.T. 리들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다저스 타선은 2회 말 공격에서도 불을 뿜었다. 작 피더슨의 우전 안타에 이어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포가 터졌다. 류현진이 2루타를 때리며 기회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볼퀘스의 95마일짜리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갈랐다. 류현진의 타구 속도는 106마일이 찍혔다. 류현진은 체이스 어틀리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추가했다.

4-1로 리드한 채 3회 초를 맞은 류현진은 2사 후 2번 옐리치에게 4구째 92마일짜리 높은 직구를 던지다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3회 말 다저스는 곤잘레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내며 5-2로 점수를 벌렸다. 4회 초 류현진은 보어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나머지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4회 말 류현진이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를 시도하다 공을 오른팔에 맞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잠시 치료를 받은 뒤 1루로 걸어갔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터너가 병살타를 치며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의 세 번째 병살타였다.

5회 초 류현진은 첫 타자 리들에게 중전 안타, 고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옐리치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63개에 불과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스탠턴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보어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2루에서 크리스 해처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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