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아파트 창문, 로봇청소기가 쓱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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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거실 바닥을 누비던 로봇 청소기가 아파트 유리창으로 올라붙었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에도 대책이 없었던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청소할 수 있는 유리창 청소 로봇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기존 로봇 청소기처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청소할 곳을 찾고 작업이 끝나면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유리창 안팎에 붙어있을 수 있도록 강력한 자석, 또는 모터를 이용한 진공 흡착 기능을 추가했다는 점이 마룻바닥을 청소하던 기존의 로봇 청소기와는 다르다.

자석·흡착기능으로 구석구석 닦아 #국내 벤처사 ‘윈도우메이트’ 출시 #중국산 ‘윈봇’은 39만원 대에 나와

중국 로봇 기업 에코백스의 국내 공식수입원인 ㈜에스티아이 그룹은 16일 유리창 청소 로봇 ‘윈봇(WINBOT) 850’을 한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에코백스에 따르면 850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유리창 청소 로봇이다. 별도의 작동 명령 없이도 센서를 통해 스스로 유리창 모양을 인지해 자동으로 청소 경로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가로로 넓은 창은 ‘Z’자, 세로로 높은 창은 ‘N’자 형태로 청소 경로를 만들어 놓치는 구간 없이 청소한다.

제품 모서리에는 장애물 회피 센서를 달아 벽과 충돌을 막아준다. 모터를 이용해 유리창과 청소기 사이에 진공을 만들어 유리창에서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게 했다. 소비자 가격은 39만9000만원. 국내 인터넷쇼핑몰에서 살 수 있다. 경중호 대표는 “윈봇 850은 획기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유리창 청소 로봇으로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된 제품”이라며 “특히 그동안 손이 닿지 않아 창문 청소가 어려웠던 고층 아파트 가정에 안성맞춤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유리창 청소 로봇도 있다. 2014년 창업한 청소 로봇 전문 벤처기업 알에프가 내놓은 제품이다. 이 회사는 영구자석을 이용한 청소 로봇 ‘윈도우메이트(사진)’를 내놨다. 알에프에 따르면 윈도우메이트는 내장배터리를 이용해 한 번 충천으로 90분간 청소할 수 있다. 자력으로 안전하게 붙어 있을 수 있는 유리창의 두께는 최대 28㎜에 달한다. 알에프는 대구의 신생 벤처기업이지만, 올 1월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만 약 2000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연말까지 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모델별로 50만~80만원.

알에프 측은 “초음파센서와 각도센서·접촉센서·마크네틱센서 등 4가지 센서로 위치를 인식하고 자세를 제어해 놓치는 부분이 없다”며 “청소패드는 1㎠ 당 3만5000가닥의 울트라 퓨어 미세섬유로 만들어 유리 표면의 먼지나 묵은 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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