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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일 초청 검토하겠다" … 중일 관계 개선 흐름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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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의 새 정부뿐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도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순번상 일본에서 열릴 차례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일본 방문이 올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층의 일본 방문은 2011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의 방문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1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에서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면담했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차 방중한 니카이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 아베 친서 시진핑에 전달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친서에는 "적절한 시기에 중국 고위 지도자의 일본 방문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청 대상인 고위 지도자에는 시 주석 본인도 포함된다는 것이 일본 측의 해석이다. 소식통은 "니카이 간사장은 구두로 직접 시 주석을 거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며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새로운 기회'란 올해 중·일 수교 45주년과 내년 중·일 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소식통은 "시 주석과 니카이 간사장의 면담에서 한·중·일 3국 정상 회담에 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일본의 중국 고위층 초청은 이 기회도 포함하는 것으로 중·일 외교 당국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한·중·일 3국 정상 회담을 계기로 한 리커창 총리의 방일과 뒤 이은 아베 총리의 방중을 거쳐 시 주석의 방일이 실현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그 첫 기회가 될 한·중·일 정상 회담은 일본이 지난해 하반기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의 탄핵 정국과 중국의 소극적 태도 등이 맞물리며 실현되지 못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일본은 6월 개최를 목표로 삼고 관련국에 타진하고 있다"며 "중국의 태도가 지난해보다는 전향적인 사실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회담 소식통은 "시 주석과 니카이 간사장의 면담은 동시통역 방식으로 17분간 진행됐고 전임 주일 중국 대사 등이 배석한 공식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니카이 간사장을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 표현했다고 회담 소식통이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친중(親中)인맥으로 분류된다. 역사·영토 갈등으로 중·일 관계가 경색됐던 2015년 3000명의 각계 인사를 이끌고 방중한 동안 시 주석과 면담을 통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이후 양국 관계는 경제·민간 교류가 재개되기 시작했고 올 들어 재무장관 회담이 이뤄지는 등 정부간 관계 개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주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주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일본 내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해야 한다는 논의도 일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 등은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아베 총리 등은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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