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NG] [통피니언] 청소년이 겪은 19대 대통령선거

TONG

입력

업데이트

by 최다현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초등학생이 대선 당일(5월 9일) 발행된 중앙일보 1면 열두 번째 대통령 빈 자리에 문재인 후보 얼굴을 올려보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초등학생이 대선 당일(5월 9일) 발행된 중앙일보 1면 열두 번째 대통령 빈 자리에 문재인 후보 얼굴을 올려보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은 지난 5월 9일 조기 대통령 선거를 치렀습니다. 혼란한 정치, 사회 상황 속에서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는 15명의 후보들이 출마했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적폐청산에 대한 논란, 보수·진보로 나뉜 국민들, 포플리즘이 걱정되는 복지정책 등 여러 논쟁거리가 나왔습니다.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5월 9일 경기도 분당고 투표소의 모습.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5월 9일 경기도 분당고 투표소의 모습.

그러나 정작 투표 당일이었던 5월 9일 현장은 의외로 차분했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가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은 모습, 온가족이 함께 투표 후 셀카를 찍는 모습, 유모차를 끌고 부부가 나란히 나와 투표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과거의 혼란에서 벗어나 안정되고 발전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적극적인 투표의지로 나타나는 듯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요소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 53명을 대상으로 '이번 투표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중복 응답 가능).

그 결과, '정당의 성격'과 '후보자의 도덕성(청렴성)’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각 64.2%(34명)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후보자의 공약(35.8%, 19명)'과 '후보자의 TV토론(18.9%, 10명)을 꼽았습니다. 반면 출신지역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주민 박모(47)씨는 "(후보의) 정당을 보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원래 지지하던 후보는 다른 사람이었지만 TV토론을 본 뒤 마음이 바뀌었다"면서 "처음 지지했던 후보가 토론에서 제시한 공약이 제목만 거창하고 실질적인 내용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사태라는 상황을 고려해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정당의 후보에 투표했다는 설명입니다.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종합해봤을 때 이번 대선에서는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후보자의 도덕성(청렴성)’이 유권자들에게 중요하게 영향을 주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지역감정이 중요한 영향을 미쳐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주의보다는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당의 성격이 중요하게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탄핵 사건과 대선을 보면서 정치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든 매체와 뉴스는 정치권의 혼란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에 관련된 소식으로 끊이지 않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되었던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상황들은 학생인 저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저희는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 어린 시선으로 소식을 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19대 대선 투표현장에서 오히려 차분하게 소신껏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럽기만 할 것 같았던 정치와 사회에 대해 국민들은 나름 성숙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하면서 지역 감정으로 후보에게 투표하던 유권자들이 이제는 ‘비전’과 ‘후보자의 도덕성’을 중요시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치적·사회적으로 더 성숙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 그 속에서 더 열심히 미래를 위해 발전해 나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꿈꾸어 봅니다.

글·사진=최다현(청심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심국제고지부

[추천기사]
“우리도 뽑았다 대통령!”…19대 대선 모의투표 현장
(http://tong.joins.com/archives/43796)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