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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긴 통증,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것' 의심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권선미 기자]

직장인 김수연(가명·33)씨는 극심한 통증으로 몇 달째 고생하고 있다. 조금만 스쳐도 찌릿찌릿한 고통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통증은 갑자기 생겼다. 평소처럼 집으로 가는 길에 삐끗해 넘어졌다. 발목이 뻐근하게 아팠지만 나으려니 하고 넘겼다. 그런데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니 종아리 전체로 퍼졌다.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피부가 찢어지거나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위험상황에 직면했거나 몸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컨대 칼에 손가락이 스쳐 베이면 그 부위가 쓰리다. 자칫 잘못하면 더 크 게 베일 수 있어 조심하게 된다. 작은 통증으로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막은 셈이다. 몸이 아플 때도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다. 이런  통증은 당연히 몸이 본래 상태로 돌아오면 없어진다.

문제는 몸이 나았는데도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다. 바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같은 만성통증 환자들이다. 이런 만성통증은 일반적인 통증과는 다르다. 조금만 참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통증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온 몸으로 퍼져나간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김응돈 교수의 도움말로 난치성 통증 질환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대해 알아봤다.

통증 전달하는 신경조직 망가져 작은 충격도 크게 느껴
복합부위통증증후군 같은 만성통증은 상처가 다 나은 뒤에도 통증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한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3~4배 많이 발생한다. 외상이나 수술 후 갑자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경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해 발병한다. 살짝만 스쳐도 몸이 타는 듯 아프다. 통증부위가 붉어지면서 피부 색이 변하거나 부어오르기도 한다. 손발톱이 변하거나 털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만일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만성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신경은 한 번 망가지면 다시 예전과 같은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 영구적으로 손상돼서다. 조그만 참으면 나아지겠지란 이유로 참으면 안된다. 오히려 통증 초기에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으로  망가진 신경부위가 넓어진다. 심한 통증으로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어렵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발병한 사람은 자살률이 매우 높았다.

치료는 통증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은 통증 주관적인 통증 강도를 측정한다. 통증은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다. 어느정도 수준의 통증인지 수치화한다. 대개 환자의 주관적인 인지 기준에 따라 1~10단계로 구분한다. 숫자가 클수록 통증의 강도가 쎄다. 참고로 여성이 출산 때 느끼는 통증은 7단계 수준이다. 진통제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비약물적 요법을 활용한다.

치료는 개인이 느끼는 통증의 강도에 맞춰 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 등을 투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재활치료와 정신 심리치료도 병행한다. 통증으로 겪는 우울감·상실감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이런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비약물적 요법을 활용한다. 척수신경자극술이 대표적이다. 약물이나 전기자극 물리치료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때 최후의 방법으로 활용한다. 먼저 척추신경자극술은
통증이 말초신경을 통해 중추신경계로 진입할 때 전기자극을 가해 뇌로 이어지는 통증신호를 교란시킨다. 통증 대신 진동을 느낀다.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 통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김응돈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은 희귀난치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분명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며 “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환 을 가진 사람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듯이 통증이 이미 만성적인 경우라도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여러 통증 조절 방법들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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