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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어떻게 하나...호남마저 내준 국민의당의 미래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박지원 대표가 안철수 후보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박종근 기자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박지원 대표가 안철수 후보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박종근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0일 “저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패배의 경험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다. 앞으로도 계속 정치행보를 이어나가겠다는 안 후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박지원 대표는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다음 주중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위임하고, 현 상황을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①국민의당 탈당사태 일어날까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줬다. 문 대통령은 안 후보에게 광주에서 61.14% 대 30.08%, 전북에서 64.84% 대 23.76%, 전남에서 59.87%대 30.68%로 완승을 거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독자적인 정치세력 유지할 지를 놓고 당 내부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호남 중진의원들의 입장에선 민주당의 강한 연정 또는 협력 요구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으로부터 장관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말까지 돌았다. 민주당의 한 핵심인사는 “박지원 대표만 끌어당기면 국민의당의 많은 의원들이 끌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본지와 통화해서 “의원 개개인이 탈당을 하려면 보통 얘기 안하고 가겠지만 인선을 우리 당 의원으로 하려면 최소한 나한테는 얘기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②독자 생존 가능할까

이날 해단식에서 손학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집권당이라고 거기에 그냥 휩쓸려 가면 안된다”며 “혹시라도 (민주당의) 유혹이 개개인에게 있다면 분명히 잘라내고 우리 당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독자 생존을 주장하는 측에선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를 본격 거론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의 현 의석수는 40석, 바른정당은 20석이다. 안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면에서 생각이 비슷하고 지지층(중도보수)도 겹친다.

민주당 출신의 한 국민의당 의원은 “오늘도 지지자들로부터 바른정당과 합당하라는 문자를 여러 통 받았다”며 “당장은 탈당보다는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호남 중진의원들과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의 안보관 차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③안철수의 미래는

안 후보는 이날 향후 거취에 대해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가지겠다”고만 말했다. 당장은 숨고르기를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정치인 안철수’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대표는 이날 ‘정치인 안철수 인생은 계속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 한 인사는 “안 후보는 정치를 15년한다고 했다. 이제 겨우 5년 지났을 뿐”이라고 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안 후보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 정치를 부르짖고, 정치개혁에 앞장 서는 것으로 차별화해야만 국민의당도, 안 후보도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미ㆍ안효성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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