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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 포인트 차이-보수성향 경남 민심 바뀌나

중앙일보

입력

앞으로 경남이 보수 색깔을 탈피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치러진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에서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과 함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뒤져 득표율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1위 홍 후보와의 표 차이가 1% 미만이어서 앞으로 경남의 정치성향에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가가 있는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회관에 모여있던 주민들이 9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가가 있는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회관에 모여있던 주민들이9일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환호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경남에서 77만9731표를 획득해 득표율 36.73%를 기록했다. 반면 홍 후보는 37.24%(79만491표)를 얻었다. 차이는 0.51%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1·2위 간 득표율 차이가 각각 23.6% 포인트, 26.89% 포인트로 문 대통령이 홍 후보에게 두 자릿수의 큰 차이로 졌다.

9일 대선에서 경남 1위자리 보수에 내줬지만 표 차이는 0.5% 그쳐

경남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 때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7.52%, 노 전 대통령은 27.08%를 얻는 데 그쳤다.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체 득표수의 55.02%, 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2.35%를 얻어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문 대통령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어 경남에서 무려 26.79% 포인트 차이로 졌다.

도내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절반이 넘는 시·군에서 홍 후보가 크게 앞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과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바짝 추격해 전체 득표율 차이를 크게 좁힌 것으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거주지가 있는 양산, 고향인 거제에서 홍 후보를 앞섰다. 또 경남 정치의 중심이라 불리는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진해구 등에서 승리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들의 환호에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들의 환호에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부터 보수 일색이었던 경남의 정치 민심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홍 후보가 ‘꼼수 사퇴’를 하며 보궐선거 없이 1년여간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경남도지사직을 놓고 진보와 보수세력간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초 자치단체장과 의원 자리를 놓고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등 진보성향인사가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경남의 투표결과는 색깔론이나 지역주의보다는 인물이나 정책, 나아가 나라의 발전을 이끌 인물에게 투표한 결과로 본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간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 국민통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0.5% 차이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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