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운전기사 "최씨 지시에 쇠망치로 PC 부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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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 사진 김성룡 기자

최순실 씨. 사진 김성룡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의 운전기사 방모 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최씨의 지시로 PC를 파손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8일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 혐의 등 7회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말 (최씨의 딸 정유라 씨의 명의로 돼 있던) 브라운스톤에 있는 최씨의 일체형 PC를 쇠망치로 떼려 파손한 사실이 있다"라며 "최씨가 독일에서 내게 전화해 이 같은 지시를 했었다"라는 방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또 방씨는 "지난해 10월 초쯤부터 최씨가 여러 차례 전화해 얘기했다"라며 "최씨 지시대로 (나는) PC 모니터부터 본체까지 쇠망치로 떼려 파괴하고 이를 집 밖에 내놨고 후에는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다. 최씨가 운전기사 등 주변 인물들을 통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방씨는 최씨를 곁에서 보좌했다. 윤전추 전 행정관, 이영선 경호관 등과 수시로 차명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줄 물건을 전달하는 심부름 역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화장품뿐만 아니라 잠옷과 대통령이 마시는 특별한 주스까지도 최씨의 비용으로 챙겨왔다"며 "이를 방씨가 심부름했다는 취지의 조서"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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