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전형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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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화여대가 2019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체육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전형은 ‘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부정입학한 사실이 드러난 전형이다.

‘제2 정유라 막기’ 현 고2부터 적용 #수능 일정 점수 넘겨야 합격 가능 #연·고대도 4년 뒤 최저학력제 도입

올해 실시되는 2018학년도 수시에선 체육특기자 전형이 유지돼 6명이 선발되나 2019학년도 대입부터 이 전형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5일 “체육특기자 전형의 목적은 대내외적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학생을 뽑는 것인데 학생 선발부터 지도관리까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정유라 사태 이후 교육부의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권고와 학교법인 특별감사위원회의 폐지 권고 등을 받아들여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7~2018학년도 이화여대의 입시 전형에서 체육과학부 신입생은 크게 수시 특기자 전형, 수시 예체능서류 전형, 정시 예체능실기 전형 등 세 가지로 선발된다.

2018학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총 6명을 선발하는 체육특기자 전형은 서류만으로 1단계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1단계 성적(80)과 면접(20)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모집인원이 30명으로 가장 많은 수시 예체능서류 전형도 전형 요소와 반영비율만 보면 체육특기자 전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류만으로 1단계를 선발하고,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어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중 3개 영역 등급을 합한 게 9등급 이내여야 합격이 가능하다. 정시 예체능실기 전형은 수능 40%, 실기 60%를 반영해 평가하고 총 16명을 모집한다.

체육특기자 전형이 폐지되면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수능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정유라 입시 특혜 비리 사건을 겪으면서 입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체육특기자 전형이 폐지되는 대신 모집인원이 수시에서 2명, 정시에서 4명 늘어나기 때문에 체육과학부 전체 선발 인원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한편 연세대와 고려대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대입부터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부가 특기자 전형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두 대학은 학사 경고 3회 이상 받은 체육특기생을 학칙에 따라 제적해야 하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졸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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