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기적은 없었다” 크레인 사고 현장 출동한 간호사가 남긴 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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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전도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간호사가 분노에 찬 글을 올렸다. 한시가 급한 응급상황인데도 ‘모세의 기적’은 없었다며 운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2일 오전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소 내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고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 모습

2일 오전 삼성중공업은 지난 1일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소 내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고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 모습

2일 거제지역 온라인 카페 ‘거사모’에 “저는 응급실 간호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지난 1일 발생한 거제 조선소 크레인 붕괴 사고에 출동했던 간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당시 상황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다니는 병원을 밝히지 않은 간호사는 글에서 “비번이었지만 급히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출근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장에 도착해보니 전쟁통이 따로 없었다”며 응급실 경력 십수 년이지만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 상황은 사상자 가족들이 우려된다며 기술하지 않았다.

게시자는 “환자를 싣고 병원을 향해 달려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분노했다.

이어 “3차선 도로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데 아무도 안 비켜주더라”며 “뭐가 그리 급한지 자리하나 못 만들어주고, 자리가 비니 재빠르게 끼어드는 차량도 있었다. 마이크 들고 십 원짜리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증외상을 입었을 때 1시간 안에 응급처치가 돼야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제발 환자가 빠른 시간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시민이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일 오후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타워크레인이 해양플랜트 건조 공사를 하던 근로자들의 쉼터를 덮치면서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상자는 모두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근로자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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