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마지막 TV토론] 홍 “문·안은 1·2중대” 공격에 … 안 “문·홍이 1·2중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선후보들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식의 마지막 총력전을 폈다. 모두가 한 방을 준비하고 나온 듯했다.

문 ‘이명박근혜’ 실정 집중 부각 #심 “통치 철학 달라” 문과 차별화

◆문재인의 ‘이명박근혜 공격’=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승-전-이명박근혜’ 식 논리를 폈다. 공격을 받으면 ‘김대중(DJ)·노무현 정부 때의 정책이 이명박(MB)·박근혜 정부에서 후퇴했다. 그래서 수정하겠다’는 논리를 반복했다.

보수정권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전략, 질문의 60%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집중한 것도 전략적 노림수로 보인다. MB의 4대 강 사업에 대해서 홍 후보에게 “4대 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된 데 대한 대책이 뭔가. 수질 악화는 박근혜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이라며 다그쳤고, DJ 정부에서 만든 여성가족부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위상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후보도 “곧 청문회를 열어야 하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앙”이라며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관련기사


◆홍준표는 ‘끝까지 스트롱맨’=홍 후보는 문 후보의 공격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의 질문 중 80%가량을 문 후보에게만 했다. 문 후보가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가짜보수를 횃불로 불태워 버리자”고 한 말과, 최근 이해찬 의원의 “보수를 궤멸시키자”는 말을 거론하며 “나는 화형되고, 문드러지겠네”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선 “문재인 1중대의 2중대가 맞네”라고 면전에서 공격하며 무시전략을 폈다. 마무리 발언에선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강인한 대통령이 된다”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하정책을 거론하며 ‘트럼프 마케팅’을 이어갔다.

◆안철수의 디테일=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거론하며 정확한 예산 등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는 전술이었다.

문 후보가 자신의 ‘학제 개편 공약’의 부작용을 지적하면 “문 후보의 고교 학점제 공약의 예산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되묻고, 홍 후보에게는 “가정양육 수당 두 배 인상에 (예산이) 얼마 드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와 차세대 이동통신 5G망 토론 때엔 “아직 표준도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국가가 주도할 수 있느냐”고 IT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려 했다. 문·홍 후보가 자신에게 질문을 잘 던지지 않자 안 후보는 “문·홍 후보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두 분이 1·2중대”라고 주장했다.

◆심상정은 ‘문재인과 차별화’ =지난 토론들에서 문 후보와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심 후보였지만 이번엔 차별화도 시도했다. 그는 문 후보의 복지공약을 “집권하면 현상유지만 하겠다는 것”으로 몰아세우며 “나와는 국가비전과 통치철학이 다르다. 기득권 세력을 배려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태화·유성운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