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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흉내에 원시인 놀이…여행은 체험하는 거야

중앙일보

입력

인증샷 말고는 남는 것 하나 없는 여행에 질린 걸까?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여행이 뜨고 있다. 특히 전에는 구닥다리로 여겨지던 전통문화 체험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고궁 야경 관람 프로그램이 예약 개시 1분도 안돼 매진되고, 한복을 입고 고궁이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통문화 체험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4월26일 발표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10선에는 선사시대 원시인처럼 고인돌을 만들어 보고, 조선시대 미술가의 시각으로 수묵화를 그려보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중 호응을 얻고 있는 광주 월봉서원 선비 체험. 고즈넉한 서원에서 조선시대 선비의 일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중 호응을 얻고 있는 광주 월봉서원 선비 체험. 고즈넉한 서원에서 조선시대 선비의 일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의 수많은 체험 프로그램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난해 5개, 2017년인 올해 5개를 선정했다. 문체부 여규철 사무관은 “체험형, 참여형 관광은 차별화한 고급 국내여행을 원하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며 “관광객이 많은 서울·제주 이외의 다른 지방 여행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년고도 경주에서는 낮부터 밤까지 신라시대 유적을 감상할 수 있는 '야호 경주' 프로그램이 인기다. [중앙포토]

천년고도 경주에서는 낮부터 밤까지 신라시대 유적을 감상할 수 있는 '야호 경주' 프로그램이 인기다. [중앙포토]

지난해 선정된 프로그램 중 특히 광주 월봉서원 선비문화 체험, 산청 한방테마파크 체험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 광산구 너브실마을에 있는 월봉서원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원 입구 ‘다시(茶時)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다시 살롱(매달 첫째·셋째주 토요일)’과 바느질을 배우는 ‘다시 공방(매달 둘째·넷째주 토요일)’을 진행한다. 조선시대 선비처럼 살아보는 ‘선비의 하루’ 프로그램은 학생과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동의보감의 고장 경남 산청은 한방을 바탕으로 한 힐링여행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리산 자락 동의보감촌에서 한방온열 체험, 약초 스파, 뜸뜨기 등 심신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에서는 한방을 바탕으로 심신의 치유를 꾀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에서는 한방을 바탕으로 심신의 치유를 꾀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천년고도 경주의 낮과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야호(夜好) 경주!’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2016년 3~10월 매달 두차례 진행한 프로그램에 1695명(외국인 255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매달 한차례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진행하는데 낮에는 월성발굴지와 왕경지구 유적지, 불국사 등을 둘러보고 해진 뒤에는 공연 감상 후 연등을 들고 첨성대 주변을 걷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매달 넷째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야호 경주’ 외에도 매주 토요일 7시 서악서원에서 다채로운 무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새롭게 선정된 5개 프로그램은 사실 아직까지 미완성형이다. 문체부와 관광공사에서 계속 내용을 다듬고 있다. 그럼에도 재미난 프로그램이 많다. 해남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수묵기행’은 너른 들녘과 올망졸망한 산, 솔숲 등을 옛 화가의 시선으로 감상하고 수묵화를 그려보는 예술여행이다. 해남 녹우당과 울림산방, 대흥사 등을 둘러본다. 6월부터 1박2일 일정 여행 상품(약 10만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달 4일 시작해 7일까지 한시적으로 옹기축제를 여는 울산 울주군에서는 6월10일부터 11월18일까지는 토요일마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옹기 장인과 함께 가마에 불을 지피고 직접 옹기를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옹기의 고장 울산 울주에서는 옹기 장인과 함께 옹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옹기의 고장 울산 울주에서는 옹기 장인과 함께 옹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문체부 선정 전통 체험 프로그램 10개 #복고·한복 유행 타고 참가자 늘어

2017 전통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 10선

지자체

체험관광 프로그램

연락처

부산 동래

전통 탈·연 제작, 국악 감상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051-555-0092

광주 광산

월봉서원에서 공연 감상, 공방 체험

광주 광산구청
062-960-8272

인천 강화

수렵, 전통 직물 짜기 등 선사시대 체험

우리문화재보호회
032-934-1400

울산 울주

외고산 옹기마을 전통가마 체험

울산옹기축제추진위 052-227-4960

강원 강릉

신사임당, 허난설헌 스토리텔링 여행

강릉문화재단
033-647-6802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 한지뜨기 등 체험

전북전통문화연구소
063-282-3072

전남 해남

예술가와 함께하는 남도 수묵 기행

행촌문화재단
061-530-8281

경북 영주

선비촌에서 공연 감상, 한과 체험

한국선비연구원
054-630-1721

경북 경주

경주의 낮과 밤을 즐기는 야호(夜好) 경주

신라문화원
054-774-1950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약첩 만들기 등 한방 체험

큰들문화센터
055-973-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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