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암 환자, 스마트폰 앱으로 AS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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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환자가 퇴원한 뒤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변화 등을 병원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환자가 퇴원한 뒤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변화 등을 병원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지난달 퇴원한 공모(60·경남 통영시)씨는 매일 실행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하나 있다. 아침엔 이 앱을 켜고 여기에서 나오는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한다. 준비운동부터 근력운동·마무리운동까지 40여 분간 걸린다.

서울성모병원 60대 전립선암 환자 첫 적용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등 입력해 실시간 공유 #세브란스·아산·삼성병원도 서비스 준비 중 #정보화진흥원 지원한 '스마트 애프터케어 서비스' #병원별 환자에 무료 도입…향후 유료화 계획

식사 기간엔 앱에서 자기 같은 암환자에게 맞는 식이요법을 확인한다. 오후에는 병원에서 받은, 시계처럼 생긴 스마트기기를 차고 야외운동을 한다. 자신의 심박 수, 걸음 수 등이 기기에 측정돼 앱에 자동 저장된다. '세컨드 윈드'라는 이름의 앱이다. 공씨는 “퇴원 후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니 효과도 좋고 기록이 남아서 동기 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2일 "암·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자가 퇴원하면 스마트폰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게 돕는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를 최근 시작해 전립선암 환자에게 우선 도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하는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 구축 및 실증 사업’에 선정돼 2015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공씨 주치의로 앱 사용을 추천한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이지열 교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운동량·영양 상태 등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다. 퇴원 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분석·관리하면 회복과 재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보다 많은 환자군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별 맞춤형 운동 동영상 프로그램 제작 등 다양한 콘텐트도 개발할 것”이라 덧붙였다.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여서 병원 측은 환자들이 시계 형태의 스마트기기와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시범운영이 끝나면 유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스마트기기와 앱 구입 비용으로 15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혈당·혈압·약물 복용 등의 정보를 환자가 기록해 병원과 공유하고 필요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혈당·혈압·약물 복용 등의 정보를 환자가 기록해 병원과 공유하고 필요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이 앱은 혈당‧혈압을 측정하는 기기 중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것과도 호환이 된다. 앱 개발 실무를 담당한 (주)메디플러스솔루션 배윤정 이사는 "환자는 식사나 약물 복용 여부만 입력하면 된다. 혈압·혈당·운동량(심박 수)은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의료기기가 자동으로 파악해 사용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 앱에선 환자가 궁금증을 전문가에게 물어볼 수 있고 운동법·식이요법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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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한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엔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병원도 유사한 앱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현재는 각 병원 환자들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정보화진흥원은 장기적으로 이들 이외 병원 환자에게도 이 서비스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보화진흥원 ICT융합본부 의료복지팀 이수인 선임은 "스마트 애프커 케어 서비스는 심장질환·암·뇌신경질환 등 다양한 환자의 건강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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