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변 조선신보 “한국 사드 배치에 돈 내라는 트럼프는 사기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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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신보는 ‘진짜냐 가짜냐’라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남조선(한국) 배치를 강행하면서 10억 달러를 내라고 강박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북한 입장 대변 조선신보 “트럼프는 악독한 폭력배” #전문가 "한국 내 반미여론 부추기려는 의도"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조선신보는 지난달 6일 미국이 시리아를 폭격한 것을 거론하며 “시리아 공격은 엄청난 전쟁범죄지만 트럼프에게는 중국과 조선(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기엔 한갓 장사꾼이 갖는 거래의 발상과 가치관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드의 남조선 배치를 강행하고 돈을 내라는 것을 보더라도 트럼프는 장사꾼이라기보다 악독한 폭력배, 사기꾼이다”라고 했다.

신보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100일이 되였는데 벌써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의 경제계와 언론계에서는 그가 4년의 임기를 다할것 같지 않다는 설도 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신보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대북압박 기조를 내세우는 것에 반발하면서 동시에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를 대상으로 한 ‘말폭탄’을 던지며 한미동맹을 포함한 한국과 중국, 미국의 대북압박 공조체제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사드 배치를 거론한 건 한국을 미국에 끌려다니는 식민지 국가인 것처럼 표현해 북한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각종 매체를 내세워 한국 내에서의 반미 여론을 부추겨 사회갈등을 조장하려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은 새로 고안해낸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조선 정책에 매달리며 우리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와 압박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의 핵 억제력 강화 조치도 최대의 속도로 다그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핵 무력 고도화 조치는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장소에서 다발적, 연발적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1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휘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과거에도 기습적으로 핵 실험을 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제정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영리한 녀석(pretty smart cookie)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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