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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트럼프 100일 "북한 등 주요 이슈에 엇갈린 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북한, 건강보험, 세제 개혁 등 최우선 이슈 3가지를 두고 트럼프가 엇갈린 신호를 내고 있다.”

사드 비용 등 첨예한 사안 놓고 일대 혼선 #미 언론들 "목적지가 없는 외교 전략" 비판

트럼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평가하는 미국 언론의 시선이다. LA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나오는 엇갈린 목소리들이 주요 정책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 세 가지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북한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 CBS 방송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가리켜 “꽤 영리한 녀석(pretty smart cookie)”이라고 묘사했다. 대통령 당선 이전까지 트럼프는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 ‘미친사람'(madman)’으로 불렀고 취임 후에도 “그(김정은)는 아주 아주 나쁘게 행동한다”(3월 19일)며 낮춰보는 표현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날은 “부친 사망으로 정권을 물려받을 때 26 내지 27세의 젊은이였고 장군들을 비롯해 매우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다뤄야 했다”면서 “(그럼에도) 그는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며 능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북한 미사일 등에 대비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비용 분담 문제는 수습이 불가능한 폭탄 발언이다. 트럼프는 지난 주말 로이터통신 등과의 두 차례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는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한미 간에 엄청난 파장을 불렀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30일 폭스뉴스에서 “동맹국이 적절한 부담을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톤을 조절하면서도 재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LA타임스는 “고위 관료들이 종종 트럼프의 외교 관련 도발적인 발언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봉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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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타임스는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를 수정한 트럼프케어 입법 혼란과 ‘부자감세’ 위주의 세제개혁이 가져올 연방정부 적자 확대 등을 정책 혼선으로 꼽았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27일 ‘불협화음의 트럼프 100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무용론, 시리아 폭격, 이란 핵협상 폐기 주장, 대북 압박에 사용된 칼빈슨 항모의 궤도 혼선 등을 예로 들어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는 (외교) 전략”이라는 총평을 내렸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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