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에 ‘TONGA!!!’ 낙서한 호주인 3주 만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한 20대 호주인이 지난 3월1일 지하철 전동차에 그린 그래피티. [사진 서울 수서경찰서]

한 20대 호주인이 지난 3월1일 지하철 전동차에 그린 그래피티. [사진 서울 수서경찰서]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인적이 뜸한 새벽을 틈타 서울 수서역 인근에서 지하철 2호선에 대형 그래피티를 그리고 일본으로 출국한 호주인이 3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수서역 인근 서울지하철 차량사업소의 철조망을 절단해 페인트 스프레이로 전동차 우측면에 그림을 그린 혐의(재물손괴)로 20대 호주인 남성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호주인은 한국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따라 3월 27일 여행 차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3월 31일 서울 홍익대학교 앞에서 공연을 보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수서역 인근 차량사업소가 그래피티하기 좋은 장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호주인은 바로 페인트 스프레이를 사러 가고 렌터카도 빌렸다. 여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야간에 혼자서 렌트카를 몰고 수서역으로 향했다.

 이 호주인은 4월 1일 오전 3시쯤 폐쇄회로(CC)TV와 방범초소가 없는 곳을 고른 뒤 철조망을 잘라 차량사업소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래피티를 그리고 통가(TONGA)라는 단어를 쓴 뒤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는 다음날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렌터카를 빌린 이 호주인을 특정했고, 호주로 돌아가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을 다시 경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그를 붙잡았다. 통가는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이름이다. 호주인은 경찰에 “별다른 이유 없이 통가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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