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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창건일 맞아 쏟아지는 北의 전쟁 위협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25일)을 맞아 각종 매체를 동원해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25일 북한의 대외용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지난 16~1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국 방문이 6ㆍ25 전쟁 직전 존 포스터 덜레스 당시 미 국무부 고문의 방한과 닮았다며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메아리는 ‘펜스는 제2의 덜레스인가’라는 글에서 “제2의 조선전쟁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가운데 펜스가 남조선에 날아들었다”며 “67년 전의 덜레스와 마찬가지로 (펜스가)판문점 일대를 돌아치며 지금 미국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했다.

같은날 북한의 대외 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펜스 부통령의 방한을 거론하며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위험천만한 전쟁 불구름을 몰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1950년 당시 미 국무부 고문이었던 덜레스는 같은해 6월 19일 한국을 방문해 임병직 외무부 장관, 신성모 국방부 장관 등의 안내로 38선 지역을 시찰했다.

앞서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은 24일 오후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한 북한군 창건 85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현재 한반도에서 최악의 핵전쟁 발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며 “미제 침략군 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조준경 안에 잡아넣은 우리 핵공격 수단들은 지금 이 시각도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代)에 반드시 반미 대결전을 총결산하려는 것은 인민군대의 드팀없는(흔들림 없는) 의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까지 북한 내부의 특이한 동향은 없다”며 “북한은 창건일을 계기로 체제 결속을 다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계속 언급하며 위협을 가하는 건 중ㆍ저강도 도발의 일종”이라고 분석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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