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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봉 마술 보일까, 돌아온 ‘매직 히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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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주엽

현주엽

프로농구 창원 LG 신임 사령탑 현주엽(42) 감독의 취임 일성은 시원시원했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 미팅룸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선수 시절 농구를 원없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은퇴를 하고보니 아쉬움이 컸다. 마침 현역 시절 구단 스태프로 호흡을 맞추던 분들이 단장과 사무국장이 돼 감독직을 제의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프로농구 LG 맡은 42세 현주엽 #문경은·이상민·추승균·조동현 … #10개 구단 중 7곳이 40대 감독 #‘오빠부대’ 스타들 코트 지략 대결

현 감독은 농구대잔치 시절 ‘올스타 군단’ 고려대 멤버로 국민적 인기를 누린 스타 출신 지도자다. 청주 SK(서울 SK의 전신)와 광주 골드뱅크, 부산 KTF(부산 kt의 전신), 창원 LG를 거치며 프로무대에서도 사랑을 받았다. 1m95cm의 키에 체중이 120㎏에 육박하는 거구이면서도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어시스트와 경기 리딩까지 척척 해내는 그에게 농구팬들은 ‘매직 히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현역 시절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던 40대 초·중반 지도자들은 어느덧 프로농구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문경은(46) 서울 SK 감독을 필두로 이상민(45) 서울 삼성 감독, 김승기(45)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추승균(43) 전주 KCC 감독, 조동현(41) 부산 kt 감독 등이 활동 중이다. 현 감독이 가세하며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의 평균 연령(46.8세)이 더욱 낮아졌다. 10개 구단 중 50대 지도자가 이끄는 팀은 고양 오리온(추일승·54세)과 울산 모비스(유재학·54세), 인천 전자랜드(유도훈·50세)까지 3개 구단 뿐이다. 이상범(48) 원주 동부 신임 감독은 신·구 세대의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나이다.

왕년의 스타 출신 젊은 감독들의 약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프로농구 열기 재점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지도자들의 시행착오가 경기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 감독은 “선수 때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은퇴 후 해설을 하면서 농구의 흐름을 폭넓게 보는 법을 배웠다”면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코치와 선수·프런트와 소통하고 화합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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