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회고록에서 언급했던 ‘쪽지’를 공개하자 2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다른 후보 캠프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캠프의 김유정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또 거짓말이냐.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한 방송에 출연해서 송 전 장관 회고록에 나오는 대북 결재에 대한 논란은 왜곡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거짓말은 농담으로도 하지 말라고 배웠다.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무엇보다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문 후보는 더 이상 대선 정국을 거짓말로 물들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거짓말’에 초첨을 맞추는 데 반해 범보수 진영은 거짓말과 함께 ‘대북관’을 문제삼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비서실장인 윤한홍 의원은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것이다. 문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길 캠프 대변인은 “문 후보에 대해 정식 고발장을 제출한다”며 “문 후보가 당선 목적을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9일 두 번째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송민순 전 장관이 거짓말을 했는지,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는지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나올 것”이라며 “나중에 회의록에 거짓말했다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한 바 있다. 홍 후보는 21일 유세 때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예정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캠프의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송민순 전 장관이 오죽하면 자신이 과거에 일한 내용까지 국민 앞에 알리려 하겠느냐”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이 어떻게 일했는지 국민 앞에 당당히 말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직하지 않은 대통령은 북핵보다 위험할 수 있다”며 “그래서 문 후보는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후보는 북한 정권을 의식하는 발언만을 하는 것 같다”며 “송 전 외교부 장관이 자서전에 썼는데, 이것이 거짓말이다, 증거가 없단 식으로 문 후보가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니까 송 전 장관이 문건을 공개한 거 아니냐”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