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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자인농협 사건 공개수사 전환…TK에선 10년만의 금융권 총기강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경산시의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20일 오전 11시57분쯤 총기강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과거 대구·경북 지역에서 있었던 금융권 총기강도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7년 대구 옥포농협 신교지점 사건 이후 10년 만에 일어났다. 2000년대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금융권 총기강도 사건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6건이다.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01년 대구 월암동 기업은행 공단지점

지난 2001년 12월 11일 오후 3시14분쯤 대구 월암동의 기업은행 공단지점에 20대로 추정되는 복면강도 1명이 엽총을 들고 침입해 1억26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총알 3발을 쏘며 은행 직원과 고객 등 30여명을 위협했다. 당시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지만,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2005년 대구 이곡동 신협

지난 2005년 5월 26일 오후 12시20분쯤 대구 이곡동 신협에 박모(51)씨가 복면을 하고 침입해 73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사건 당시 신협 직원은 “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들이밀며 금품을 요구해 창구에 있던 돈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 있던 신협 직원 2명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최면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농협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농협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06년 경산 하양농협 강남지소

지난 2006년 4월 6일 오후 4시45분쯤 경북 경산의 하양농협 강남지소에 오모(33)씨가 공기총을 들고 침입해 3900여만원을 강탈해 달아났다. 복면을 착용한 오씨는 천장에 공기총 1발을 격발하며 여자 직원을 위협했다. 범행 직후 도로변에 세워둔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오씨는 약 5개월 뒤에 발생한 다른 지점 총기강도범으로 체포됐다.

2006년 경산 경산농협 옥곡지점

지난 2006년 9월 15일 오전 11시50분쯤 경북 경산의 경산농협 옥곡지점에 오모(33)씨가 공기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 900여만원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오씨의 공기총에 실탄이 없는 것을 확인한 농협 직원이 오씨를 덮쳤다. 달아나던 오씨는 농협 고객과 인근 미용실 직원에게 총기를 빼앗긴 뒤 다른 시민들에게 제압돼 경찰에 인계됐다. 그는 약 5개월 전에 발생한 하양농협 강남지소 사건과 동일범으로 밝혀졌다.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농협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농협 주변을 통제하고 내부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07년 대구 옥포농협 신교지점

지난 2007년 1월 15일 대구 달성군의 옥포농협 신교지점에 총기를 들고 침입한 남성 두 명이 440만원을 강탈해 달아났다. 이들은 천장을 향해 각각 총알 1발씩을 발사하며 농협 직원을 위협했다. 나흘만에 경찰에 체포된 범인들은 도박 빚에 쫓겨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들이 쏜 총은 폭죽으로 만든 가짜 총으로 밝혀졌다.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한편 경산경찰서는 이번 사건을 공개수사하기로 하고 신고보상금 300만원을 내걸었다. 범인은 키 175~180㎝에 위아래로 등산복을 입었으며 파란색 넥워머와 챙모자를 착용했다. 자인농협엔 ‘무장경찰 근무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는 청원경찰이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우리말이 서툴렀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범인이 외국인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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