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kt의 활력소, 무서운 9번타자 심우준

중앙일보

입력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 KT WIZ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KT 심우준이 2회초 1사 1,3루때 좌중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리고 있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LG 트윈스- KT WIZ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 KT 심우준이 2회초 1사 1,3루때 좌중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리고 있다.

야구는 생각의 스포츠다. 플레이는 찰나지만 평소에 플레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 1군 데뷔 3년 만에 성장하고 있는 kt 내야수 심우준(22)이 그렇다.

kt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올 시즌 열 번째 승리로 kt는 공동 2위에서 '공동'이란 글자를 떼어냈다. 6연승을 달린 선두 KIA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무서운 9번타자 심우준의 방망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심우준은 1-1로 맞선 5회 말 무사 2루에서 좌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유한준의 추가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경기는 kt의 분위기로 흘렀다.

심우준은 경기 뒤 "시범경기(타율 0.382) 때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정규시즌 들어와서 타격감이 나빠졌다. 영상을 많이 보면서 뭐가 달라졌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답은 무게중심이었다. 그는 "안 좋을 때는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있었다. 원바운드성 공과 떨어지는 변화구에 너무 많이 당했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에는 중심을 최대한 뒤로 모았다"고 말했다. 결승타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번트를 댔지만 파울이 됐다. 끈질기게 파울 3개로 버틴 심우준은 고효준의 커브를 걷어올려 안타로 연결했다.

심우준은 입단할 때부터 빠른 발과 수비로 인정받았지만 타격엔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1군 첫해인 2015년엔 타율 0.169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엔 타율을 0.242까지 올렸고, 올해는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타율 0.283(19일 현재)을 기록중이다. 9번타자 중에서는 가장 좋은 타율이다. 심우준은 "지난해엔 너무 공격적이어서 올해는 바꿔보려고 했다. 초구, 2구에서 과감하게 승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볼넷이 줄었다(0개). 그런데도 컨택트 능력이 지난해보다 좋아져서 투수가 내게 던지는 투구수가 늘어났더라. 지금까지는 만족한다"고 했다.

수비 자신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로 유격수로 나섰던 심우준은 스프링캠프까지 유격수, 3루수에서 모두 훈련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엔 주로 3루를 지키고 있다. 다소 낯선 포지션이지만 실책은 겨우 1개만 기록했다. 김진욱 kt 감독도 심우준의 수비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심우준은 "김용국 수비코치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2루수 (박)경수 형, 유격수 (박)기혁이 형이 옆에 있어서 안정감이 생긴다. 형들이 "잘 하고 있다"는 말은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