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대학 기숙사가 모자란 진짜 이유

중앙일보

입력

# 대학 기숙사가 모자란 진짜 이유

“월세가 42만원인데 솔직히 알바 백날 해봤자 부모님게 손벌릴 수밖에 없어요”

부산 출신 대학생 A씨(25)는
올 초 기숙사 추첨에서 탈락하고
반지하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대학 기숙사 수용률
10.9%

대학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월세가 부담스럽지만 고시텔ㆍ원룸에서
살아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대학들이 나서도
기숙사 신축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동소문동 행복 기숙사는 허가받은 지
2달이 지났지만 첫 삽도 못 떴습니다

“주민들은 ‘무조건 반대’만 외치고, 구청은 ‘나 몰라라’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 장학재단 관계자

한국장학재단이 지으려던 응봉동 연합기숙사는
인근 아파트 주민과 임대업자의 반대 때문에
허가 심사조차 못 받고 있습니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부지 안에 기숙사를
지으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고려대는 2013년부터 기숙사를 짓겠다고 했지만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역시 주민이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기숙사를 반대하는 논리는
산림 훼손이었습니다

“배드민턴·테니스장, 체력단련실, 휴식공간 등 주민편의시설 제공과 산책로·등산로 정비 등의 대안이 있다” - 고려대 관계자

고려대가 보완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반대는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를 주된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은 기숙사가 들어서면 임대 수입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이들이 중심이 돼 반대하고 있다”
- 안암캠퍼스 주변 부동산 대표

예상하셨겠지만 진짜 문제는 ‘돈’입니다

게다가 선거로 뽑히는 구청장들은
지역에서 목소리가 큰 임대업자의 눈치를 보고 있죠
당사자인 학생들이 어떤지는 잘 보이지도 않을 겁니다

공공의 선보다 제 이익만 좇는 사람들
이런 몰염치가 이젠 상식이 된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배석영 인턴  bae.seok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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