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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한국영화 5편, 칸의 레드카펫 밟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발표한 상영작 소식에 한국영화계가 환하게 웃었다. 다음 달 17일에 개막하는 제70회 칸영화제에 한국영화 5편이 초청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홍상수 감독의 스물한 번째 장편 ‘그 후’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나란히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이다. 

'옥자' 스틸컷, 틸다 스윈튼-안서현사진=넷플릭스

'옥자' 스틸컷, 틸다 스윈튼-안서현사진=넷플릭스

홍 감독의 스무번째 장편인 ‘클레어의 카메라’ 역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한 감독의 두 영화가 같은 해에 초청되는 건 드문 일이다. 홍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 이래 열 번째로 칸에 초청되며 한국영화 감독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에 모두 출연한 김민희는 지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이어 칸영화제의 레드카펫도 밟게 됐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2016년 5월 칸에서 약 2주간 촬영한 작품으로, 이자벨 위페르·김민희·장미희·정진영 등이 출연한다. ‘그 후’는 2017년 2월 한국에서 약 3주간 촬영했으며, 권해효·김민희·김새벽이 나온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 ‘도쿄!’(2008) ‘마더’(2009)에 이어 네 번째로 칸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경쟁부문에 오른 것은 ‘옥자’가 처음이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을 맡고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플랜B가 제작에 참여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에 초청됐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그린다. 틸다 스윈튼·제이크 질렌할·폴 다노 등이 출연한다.

배우 송강호가 출연한 봉준호 감독의 2006년 작 '괴물'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송강호가 출연한 봉준호 감독의 2006년 작 '괴물'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도 한국영화 두 편이 올랐다.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5월개봉, 이하 ‘불한당’)과 정병길 감독의 ‘악녀’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스릴러·판타지 같은 장르영화 중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상영하는 부문이다. 설경구,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불한당’은 범죄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재호(설경구)와 그와 의기투합하는 20대 현수(임시완)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옥빈 주연의 ‘악녀’는 최정예 여성 킬러를 내세운 액션영화다. 지난해엔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2017 한국영화개봉작 M 198호 '불한당' 영화사제공

2017 한국영화개봉작 M 198호 '불한당' 영화사제공

이밖에 경쟁부문에는 여느 해처럼 쟁쟁한 거장들의 신작이 올랐다. ‘피아니스트’(2001) ‘아무르’(2012) 등을 연출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해피 엔드’, ‘캐롤’(2015)로 국내 관객의 사랑을 받은 토트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이 대표적. ‘더 랍스터’(2015)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한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 등 총 18편이 경쟁부문에 올랐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산책하는 침략자’와 ‘로스트 인 더스트’(2016,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 시나리오를 쓴 타일러 쉐리던 감독의 ‘윈드 리버’ 등 16편이 초청됐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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