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목사님', '화난 전교1등 안철수''시골노인 홍준표',다음 토론회 '이 점은 고친다'

중앙일보

입력

오는 19일 대선 후보 5명의 두 번째 ‘토론전쟁’이 벌어진다. 지난 13일 첫 토론회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후보 이미지에 대해 ‘유승민=교수님’, ‘심상정=운동권 누나’, ‘문재인=목사님’, ‘안철수=화난 전교1등’, ‘홍준표=낮술한 시골 노인’ 이란 우스개 관전평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2라운드다. 후보들은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데뷔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수요일 밤을 벼르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 합동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 시작 전 각 당 후보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 합동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 시작 전 각 당 후보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번에도 펜을 한 자루 갖고 들어갈 예정이다. 일명 ‘펜 한자루’콘셉트다. 토론 하루 전날 1시간에 걸쳐 핵심 요점을 중심으로 ‘집중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딜레마는 너무 잦은 웃음이다. 지난번 토론에서 ‘너무 웃음이 잦아 진지함과 카리스마가 부족하게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후보 측은 “(웃음을)좀 조절하긴 하겠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여유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은 “문 후보의 최대 강점인 안정감 콘셉트로 계속 밀고 가겠다”고 밝혔다.

◇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문 후보와 반대로 ‘너무 경직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는 "당시 안 후보를 비췄던 카메라 조명의 초점이 벗어나 얼굴이 어둡게 나와 더 굳은 표정으로 보였고, 처음부터 차분하게 접근한 것이 실수라면 실수"라는 분석을 내렸다.
안 후보 측은 이번엔 “더 강하게 나가면서도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용호 대변인은 “무대본이니까 콘텐트의 싸움이고, 안 후보에게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기업가 출신답게 자유로운 ‘노 타이’ 차림도 검토하고 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이번에도 ‘세탁기’발언 등 ‘홍준표 스타일’을 밀고 나갈 계획이다. 다만 어깨를 좀 더 펴고 손가락 포인팅을 ‘삿대질’처럼 보이지 않게 주의한다. 민경욱 대변인은 “타고난 스타일을 갑자기 고치려면 부자연스러운데다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신다”며 “후보 본인 주장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전략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싸움’이다. 안정감있고 안보위협을 이겨낼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채용 의혹, 안철수 후보 부인 교수임용 의혹 등도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지난 토론회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 후보 측에선 "좀 더 민생 공약과 경제 등 ‘피부에 와 닿는 주제’를 말하고 싶었는데 너무 안보문제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는 평가다. 민현주 대변인은 “후보가 ‘경제대통령’이란 표현을 매우 쓰고 싶어했다”며 “이번엔 상대 후보들의 경제 공약의 허구성 등을 적극 공략해 차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말 할 때 턱을 살짝 드는 습관이 있어 자칫 거만하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이 점도 신경 쓸 예정이다.

◇ 심상정 정의당 후보=첫 토론회에서 누구보다 준비돼 있었다고 자평한다. 다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얘기를 하다보니 급해보였다. 다른 후보의 발언 중에 끼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정확하고 명쾌한 모습을 보이는 데 주력한다. 한창민 대변인은 “진보 정당이 무조건 현안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냉철한 분석을 통해 실제 대안을 제안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복장도 노란색 원색 등이 아닌 좀 더 자연스럽고 세련된 차림을 고를 계획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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