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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 1인자 맥매스터, "트럼프가 모든 옵션 강구하라 했다"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플로리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플로리다 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의 안보책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에 대해 모든 옵션을 강구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트위터나 기자회견 등에서 '모든 옵션'을 여러차례 언급해 왔다.
하지만 NSC 1인자가 첫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모든 옵션'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맥매스터가 밝힌 '모든 옵션'의 핵심은 '선 압박, 후 군사행동'과 '군사행동 카드 유지'의 병행 원칙이다.
일단 중국을 압박해 대북 제재를 가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차곡차곡 군사행동의 명분을 쌓고 구체적 방안 마련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는 16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혔다"며 "NSC로 하여금 국무부와 국방부, 정보기관들의 작업들을 총괄해 북한이 안정을 해치는 이런 식의 행태를 지속할 경우,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등에 대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맥매스터가 굳이 국방부와 정보기관을 언급한 것은 한반도 전술핵무기 배치나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적극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인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군대는 증강되고 있고 역대 어느 때보다 급속히 강력해지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Frankly we have no choice!)"고 말했다. 

문장만 봐선 뭘 선택하겠다는 건지 명확치 않지만 군사적 우월성을 강조하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은 일단 군사행동보다는 다른 옵션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혔다.   

그는 "테이블에 올라 있는 우리의 모든 옵션은 정제 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추가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몇주, 몇달 안에 군사적 충돌을 제외한 조치를 취할 커다른 기회(chance)가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우리는 최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중국이나 동맹국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이런 옵션을 마련하라고 했고,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동맹국 지도자들과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의제에 놓고 협의 중"이라고도 했다. 

 동맹국보다 중국을 앞세움으로써 당분간 북한 문제 논의의 중심은 '미-중 라인'이 될 것이 명확해졌다.   

먼저 맥매스터는 "북한 정권의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패턴을 더 이상 지속시켜선 안 되는 상황이라는 데 중국과 중국 지도부의 국제적 공감대가 있다"고 중국과의 교감을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 대외교역의 80%가 중국에서 나오고 북한의 모든 에너지 수요는 중국이 채워준다"며 "우리는 동맹국들에 의지할 뿐 아니라 중국 지도부에도 의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가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란 강경 압박 카드를 써 줄 것을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도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의 대북압박 노력 약속에 대한 대가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환기시킨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주말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북한 대응을 긴급 전화통화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17일 만나 향후 대북 대응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동행하고 있는 백악관의 고위 관리는 "15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가 아닌) 핵실험을 했다면 미국은 '다른' 행동을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사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바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묵계가 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영국의 '더 선데이 타임스'는 영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모든 표적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고,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맥매스터 보좌관이 선제 타격 가능성을 영국 측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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