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분쟁, 의연히 대처하자”...중국의 대미수출 10% 감소해도 한국 GDP 감소율은 0.3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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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발생해도 한국 경제가 받게 될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로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 GDP가 0.3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미중 분쟁시 한국에 미칠 영향

미중 분쟁시 한국에 미칠 영향

정 연구위원은 “세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는 한국의 대중 수출품 중 60.6%가 중국 내수에 흡수됐는데 2014년에는 이 비중이 74.2%로 높아졌다”며 “한국산 중간재를 가공해 수출하는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 수출품 중 중국에서 가공된 후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물품의 비중은 거꾸로 2007년 7.6%에서 2014년 4.4%로 하락했다. 그는 이를 경제 제재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축소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0.44% 감소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중국의 대미 경제제재 시 영향은 더욱 미약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은 대부분 미국 내에서만 이용되고 있어, 중국의 대미 무역제재로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2014년 현재 한국의 대미 수출 중 89.6%가 미국 내에서만 이용되며, 미국에서 가공된 후 중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0.8%에 불과했다. 

한국 중간재 이용한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 과거보다 감소 #중국의 대미제재보다 미국의 대중제재시 한국 타격 크지만 위기 수준은 아냐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중국 GDP가 0.84% 감소하는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미국 GDP는 0.17%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할 경우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0.3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중국의 대미 무역제재로 미국의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0.04% 감소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정 연구위원은 “두 나라의 통상분쟁시 한국은 두 국가의 내수 위축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며, 미국의 대중 무역제재가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만 GDP가 0.31% 감소한다고 해서 이를 한국 경제의 큰 위기로 인식하기는 어려운 만큼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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