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장원급제만 9번한 율곡 이이 후예는 누구?.. 강릉서 과거시험체험행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라의 으뜸은 백성이오. 율곡 이이 선생은 임금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고 왕족과 귀족을 위한 정치가 아닌 백성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셨지요.”
지난 15일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 율곡 이이, 인재를 뽑다’를 주제로 조선 시대 과거시험 체험행사가 열린 강릉시 용강동 강릉대도호부관아. 과거 시험 감독관이 율곡 이이에 관해 설명하자 도포와 유건을 착용한 학생과 외국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15일 강릉시 용강동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 열린 조선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의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5일 강릉시 용강동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 열린 조선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의 모습. 박진호 기자

이어 율곡 이이 분장을 한 연기자가 시험장에 등장하자 함성과 함께 박수가 이어졌다. 친구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심민교(12·강릉 송양초 6년)군은 “옛날 선비들이 어떻게 과거시험을 봤는지 궁금했다”면서 “이번 체험을 통해 강릉을 대표하는 인물인 율곡를 잘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올림픽으로 평화를 구하라’라는 시제가 발표되고 갑오개혁 때 폐지된 과거시험이 123년 만에 재현되자 관아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문과 시험 답을 작성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문과 시험 답을 작성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과거 시험은 문과와 무과 순으로 진행됐다. 문과 시험은 오문 오답과 평창겨울올림픽 마스코트 그리기, 시 짓기 순으로 실시됐다. 오문 오답에서는 평창올림픽을 상징하는 동물, 강릉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 등에 대한 문제가 이어졌다.
가족을 주제로 한 시 짓기에선 가이아나에서 온 라피나(42·여)씨가 ‘가족은 소중하다. 가족은 하나다. 가족은 재산이다.’라는 내용의 시를 대표로 낭독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9년째 한국에 사는 라피나씨는 “그동안 한국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면서 알 수 있는 문화행사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면서 “율곡 이이의 정신과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활쏘기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활쏘기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이어진 무과 시험에선 활쏘기와 곤봉 체험이 진행됐다. 활쏘기 체험에 나선 모쇼페 마린(25·여·프랑스)씨는 “올림픽 통변역사로 지난달에 한국에 왔는데 강릉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한국 친구를 따라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의 시범에 따라 기합을 넣으며 곤봉을 돌리는 무과 시험도 마쳤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곤봉 돌리기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 참가자들이 곤봉 돌리기를 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이날 행사엔 캐나다와 프랑스·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30여 명과 시민 70여 명 등 총 100여 명이 참가했다.

과거 시험에선 문과와 무과에서 내국인과 외국인 각 2명씩 총 4명이 장원급제했다. 문과는 김윤재(12·강릉 남산초 6년)군과 일함라마드한(21·인도네시아)씨가, 무과는 김태형(12·강릉 노암초 6년)군과 브레넌(32·캐나다)씨가 차지했다. 
문과에서 장원급제를 한 김군은 “많은 참가자들 가운데 장원급제를 하게 돼 꿈만 같다”면서 “율곡 이이처럼 세상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년 전 한국에 온 영어강사 브레넌씨는 “장원급제를 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활쏘기와 곤봉 돌리기 등 새로운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에서 장원급제한 참가자들. 박진호 기자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체험행사에서 장원급제한 참가자들. 박진호 기자

이와 함께 문과와 무과 각 4명씩 총 8명의 또다른 참자가들도 과거시험에 급제해 교지(敎旨)를 받았다.

2018평창겨울올림픽 G-300일에 맞춰 행사를 진행한 강릉시는 과거시험 체험을 올림픽 이후에도 강릉대도호부관아의 상설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역사 속 인물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고 싶어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과거시험에 9번이나 장원급제해 구도장원공으로 불리는 율곡 이이를 만나고, 조선 시대 과거시험에 대해서도 알아 보면 좋을 것 같아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강릉서 평창올림픽 G-300일 기념 조선 시대 과거 시험 보기 # #강릉 시민과 외국인 등 100여 명 참가해 오문 오답, 시 짓기, 활쏘기, 곤봉 등 체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