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ㆍ이재명, 사퇴 후 캠프 합류할까…"명분이 분명하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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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현직에서 사퇴하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지원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안철수 후보에게 추격 당한 문 후보의 ‘반전 카드’로 꼽힌다.

특히 ‘아넥시트(Ahn-exit,안 지사 지지층의 이탈)’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문 후보로선 안 지사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안 지사는 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에 묶여 문 후보를 도울 수 없다.

이에 문 후보는 6일 밤 충남 홍성에 있는 안 지사의 관저를 찾았다. 7일 충남도청 방문에 앞선 비공개 일정이었다. 두 사람은 만찬을 함께 한 뒤 산책을 하며 의견을 나눴다. 이어 도청을 방문해 이틀 연속 안 지사를 만난 문 후보는 전날 회동과 관련, “같은 식구이고 끈끈한 동지 사이니까 동지애를 확인하고 정권교체와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해 해야 할 과제에 대한 마음의 확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사퇴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충남도민에 대한 도리가 있는데 감히 그런 말씀이 있을 수 있느냐”고 답했다. 안 지사는 “자치단체장으로서 선거중립을 지키는 위치가 돼 힘을 직접적으로 모아드리지 못하는데 대해 마음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했다.

임종석 문후보 비서실장은 “안 지사가 사퇴한 뒤 대선 캠프에 합류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실장은 "지금 당장 그럴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다음주까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며 당내 조직력의 열세가 확인되면서 중앙정치의 교두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안 지사측도 여지를 남겼다. 안 지사의 측근인 김종민 의원은 “만약 안 지사가 나서지 않으면 집권이 불투명해지고, 문 후보나 당의 요구가 있다면 고민해볼 수는 있다. 실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는 도지사 임기는 마치는 것이 전제”라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의 사퇴설은 더 구체적으로 나온다. 당내에선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이 시장이 성남시장에서 물러나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시장과 가까운 정성호 의원은 “시장직 사퇴에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성남시민을 포함한 국민적 여론이 ‘이 시장이 나서야 문 후보가 당선된다’는 데 모아질 경우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시장은 지난 5일 캠프 해단식에서 “권리당원 10만명을 만들면 다음엔 우리가 1등”이라며 조직 정비를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10만명은 문 후보가 당대표 시절 입당한 온라인 당원을 뜻한다.

문 후보는 8일에도 안 지사와 이 시장 및 최성 고양시장과 ‘호프 미팅’을 한다. 안 지사와는 사흘, 이 시장과는 이틀 연속 회동이다. 캠프 관계자는 “경선 후보들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과 함께하는 일정을 전면배치할 것”이라며 “당내 모든 세력의 힘을 총결집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주권 선대위’ 구성=민주당은 이날 추미애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한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은 이해찬ㆍ이석현ㆍ박병석ㆍ박영선ㆍ이종걸ㆍ김부겸ㆍ우상호 의원(이상 다선순)과 김효석 전 의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이다혜 프로바둑기사 등 11명이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박영선ㆍ이종걸 의원은 아직 동의를 구하지 않았지만 추대를 원칙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전혀 연락받은 적 없다. 인선은 최소한 합의 후에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최고위원회에선 김민석 전 의원을 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 김영주ㆍ전해철 최고위원 등이 반발했다. 고성이 오간 끝에 김 전 의원은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임명됐고, 문 후보 캠프가 요청했던 강기정 전 의원은 인선에서 빠졌다.

강태화ㆍ채윤경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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