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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야식 먹으면 어떤 일이?

중앙일보

입력

늦은 밤 배달이 가능한 야식 메뉴로는 치킨, 족발 등 육류가 많다. 전문가들은 육류가 과일이나 채소에 비해 치아에 부담을 준다고 경고한다. [사진 유디치과]

늦은 밤 배달이 가능한 야식 메뉴로는 치킨, 족발 등 육류가 많다. 전문가들은 육류가 과일이나 채소에 비해 치아에 부담을 준다고 경고한다. [사진 유디치과]

밤 11시에도 전화 한 통이면 치킨이 배달되는 ‘야식의 천국’. 한국인들이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을 소개하며 곧잘 하는 자랑이다. 그러나 출출할 땐 언제든 야식을 먹을 수 있는 천국 같은 환경이 당신의 치아 건강을 앗아갈지도 모른다. 6년간 꾸준히 야식을 먹어 온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치아 4개가 더 손실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습관적으로 야식을 섭취하는 직장인들은 충치·잇몸질환 등으로 치아 손실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중앙포토]

습관적으로 야식을 섭취하는 직장인들은 충치·잇몸질환 등으로 치아 손실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중앙포토]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제니퍼 룬드그렌 박사 연구팀은 덴마크에 거주하는 30~60세 성인 2217명의 야식 섭취 여부를 6년간 추적 조사했다. 2010년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야식을 꾸준히 섭취해 온 173명은 손실된 치아가 1인당 평균 10.3개였다. 야식을 먹지 않은 2044명(6.5개)에 비해 치아가 약 4개 더 많이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야식 안 먹는 그룹보다 평균 치아 4개 더 손실돼 #하루 섭취량 절반 밤에 몰아 먹는 '야식증후군'도 #치아 손실 외에 우울증·비만 등 성인병 원인

유디치과 용인동백점 백영걸 대표원장은 “밤에는 침의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야식 섭취 후 바로 양치를 하지 않으면 충치나 잇몸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낮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침은 입속에서 치아의 세균을 닦아내고 입 안의 산성도를 낮춰 치아와 잇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야식을 먹고 한두 시간 내에 잠들 경우, 위산 과다 분비로 위액이 역류해 치아 부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야식이 위협하는 것은 치아만이 아니다.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 박사가 명명한 ‘야식증후군’은 저녁 7시 이후 식사량이 하루 전체 섭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을 뜻한다. 야식증후군은 불면증·우울증과 자신감 하락 등 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지속되면 비만·대사질환·당뇨 등 다양한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이 주 3일 이상 야근을 하고(대한상공회의소, 2017) 야식 배달이 손쉬운 한국은 야식증후군의 위험에 전면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백 원장은 “야식을 꼭 먹어야 한다면 딱딱하거나 기름진 음식보다는 과일이나 채소 등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이 낫고, 잠들기 전 반드시 양치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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