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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날 재판 받은 최순실…그녀가 웃음을 참지 못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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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31일, 40년 지기인 최순실씨는 덤덤한 모습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와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재판에서 최씨는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굳은 얼굴로 법정에 들어선 최씨는 재판 내내 변호인과 귀엣말을 나누거나 서류를 넘겨 봤다. 무표정한 얼굴에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에 대한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

그러던 최씨가 표정 변화를 보인 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동성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가 증언을 시작할 때였다. 김씨는 최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교제설에 휘말린 인물이다. 장씨는 지난 10일 재판에서 “2015년 1월 김씨가 저를 찾아와 교제하게 됐다”고 직접 말했다.

김씨는 장씨와의 교제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대학 시절 사귄 것은 맞다. 당시 최순실씨에게 인사를 드리기도 했지만 2000년 이후엔 장씨와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에 아내와 이혼을 고민하던 힘든 상황에서 장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의 메시지를 보면 교제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판장님이 사귀었는지 안 사귀었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가 교제설을 부인하는 말을 할 때마다 최씨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웃음을 참는 듯했다. 그런 가운데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김씨가 “장씨가 아들의 스키 코치를 좋아했다가 잘 안 되자 뭔가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만든 것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다”고 말하자 최씨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최씨의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최씨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아마 지금 죽을 노릇일 것이다. 심정이 말이 아니겠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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