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 미수습자 가족들 "딸, 이제 집에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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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31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목포신항으로 이동함에 따라 미수습자 9명의 가족도 팽목항에 있던 임시 숙소를 목포신항으로 옮겼다. 참사가 난 2014년 4월 16일 이후 1080일 만에 진도를 떠난 것이다.

 일부 가족들은 이날 오전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어업지도선에 타고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지켜봤다. 대다수 가족이 곧 딸, 남편 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모습이었다.

 어업지도선에 탑승한 단원고 미수습자 학생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7)씨와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8)씨는 세월호를 바라보며 “이제 집에 가자”고 했다.

 두 어머니는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신항에 거의 도착하자 "우리 이제 아이들 찾으러 갈거예요"라며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3)씨는 “미수습자 9명을 모두 찾아서 한마음으로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박은미씨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미수습자 수색 과정에서) 한 사람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 수색 전 안전검사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처음 진도에 내려왔을 때를 떠올리며 "목포신항에서는 하루빨리 ‘유족’이 돼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동안 고통을 함께 해준 진도 군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들 가족은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에서 머물며 세월호 수색 상황을 지켜본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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