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인맥 핵심은 낙천 때 “모두 살아 돌아오라”며 통음했던 동료 의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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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28일 선출된 유승민 후보 [오종택 기자]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28일 선출된 유승민 후보 [오종택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던 지난 2015년 7월 8일. 해가 질 무렵 경기도 김포의 음식점에 모인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부대표단은 통음을 했다.

2015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총회 당시 피곤한 심신을 잠시 달래고 있는 유승민(오른쪽) 당시 원내대표와 이종훈 당시 원내대변인 [중앙포토]

2015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총회당시 피곤한 심신을 잠시 달래고 있는 유승민(오른쪽) 당시 원내대표와 이종훈 당시 원내대변인 [중앙포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등 떠밀려 원내대표에서 사퇴하게 된 유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다들 잘돼서 (살아)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8개월 뒤 20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조해진ㆍ이종훈ㆍ김희국 전 의원 등 유 후보의 측근 그룹은 무더기 공천 탈락했다. 친박계로부터 공천 보복을 당한 것이다.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언급 뒤 유승민계 탄압받아 #캠프 '큰 누나' 역할하는 진수희 전 장관은 여의도연구소부터 호흡

지금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유 후보 곁을 지키는 핵심 인물들이 바로 이 때 유 후보와 아픔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원내대변인으로 함께 일하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민현주 전 의원이나 이혜훈ㆍ김세연 의원 등 유 후보의 서울대 경제학부(경제학+국제경제학) 후배들도 측근 그룹에 속한다.

김영우ㆍ이학재ㆍ박인숙ㆍ유의동ㆍ오신환 의원과 신성범ㆍ구상찬 전 의원 등도 캠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유 후보 캠프의 핵심 멤버가 포함돼 있는 단체 채팅방 ‘Only Yoo(오직 유승민)’에서 주로 대화를 나누는 부류도 이들이다.

대선 캠프가 꾸려지면서 관심을 끈 부류는 옛 친이계 그룹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측에서 박근혜 후보 측이었던 유 후보와 법적 다툼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캠프 총괄이 됐기 때문이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캠프에서 '큰 누나' 역할을 하고 있는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중앙포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캠프에서 '큰 누나' 역할을 하고 있는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중앙포토]

하지만 진 전 장관과 유 후보의 인연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돕기 위해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던 까닭이다. 유 후보는 그런 진 전 장관을 두고 “장관을 지내셨고 우리 캠프의 가장 큰 누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진 전 장관은 그런 유 후보를 “여의도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라고 추켜세우곤 한다.

옛 친이계와 친박계로 각각 분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해진 전 의원과 이혜훈 의원 등도 이들과 함께 이회창 전 총재를 도우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캠프 수석대변인으로 합류한 지상욱 의원도 이 전 총재가 다리가 돼 쌓은 인맥이다. 진 전 장관과 조 전 의원 등 옛 친이계가 유 후보를 도우면서 이명박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캠프 대변인으로 영입돼 유 후보를 돕고 있다.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KDI에서 일했던 유 후보에겐 경제 전문가 조력자가 많다. 이혜훈 의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KDI 선임연구위원과 김앤장 상임고문을 지낸 신광식 연세대 겸임교수, 정승연 인하대 통상학부 교수,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다.

실무 그룹에선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남호균 캠프 상황실 부실장과 내일신문 기자 출신의 허신열 보좌관 등이 주요 인력으로 평가받는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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