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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길수록 짐은 가볍게…인생 무게처럼 느껴지니까

중앙일보

입력

여행작가 채지형(46)은 신문·잡지기자로 10년 일한 뒤, 세계일주를 감행했다. 그 후 10년 이상 여행작가로 활동하며『넌 이번 휴가 어디로 가』『지구별 워커홀릭』『인생을 바꾸는 여행의 힘』등 1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이달 5일 결혼식을 올린 뒤 인도·파키스탄에서 허니문을 즐기는 중이다. 인터뷰는 2월에 진행했다.

여행작가 채지형

여행작가 채지형

-세계일주를 경험한 베테랑 여행가의 신혼여행이 궁금하다.
“인도 남부에서부터 북부로 이동한 뒤, 파키스탄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올 예정이다. 남편이 인도를 매우 좋아해서 허니문 여행지로 선택했다. 언제 한국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다. 돌아오는 항공편을 끊지 않았다. 5·6월 중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행자의 취향]여행작가 채지형 #일정 짧을수록 쇼핑 위해 큰 가방 챙겨 #인형·노트 수집, 지도로 책 표지 만들기도 #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늘 못 가본 곳을 가려고 한다. 1년 간 세계 일주를 했지만 못 가본 곳이 많다. 오로라도 아직까지 못 봤다. 가본 곳 중에는 나미비아와 모로코가 인상적이었는데 언제든 다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지에서 즐겨 찾는 곳은.
“현지 시장을 반드시 가본다. 베트남 북부 사파 지역의 박하시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흐몽족이 사는 마을이었는데 아주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매우 불편해 보였지만 그 옷을 입고 전통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복장은 독특했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수를 먹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표정, 푸근한 할머니의 미소는 아주 익숙한 풍경이었다. 선 보는 여성의 설렘 가득한 표정과 그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사의 진지한 모습까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찼다.”

-오지만 여행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시골이 좋고, 그곳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도시도 좋아한다. 최근 다녀온 미국 뉴올리언즈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여러 작품을 감상하듯 그 도시가 성장해온 과정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채지형 작가는 여행지에서 만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한다. 

채지형 작가는 여행지에서 만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꼭 사는 물건이 있나.
“인형을 꼭 산다. 그 지역과 무관한 인형을 사오는 경우도 있지만 지역색이 드러난 인형을 특히 좋아한다. 중국 하얼빈에서 산 러시아 인형이 대표적이다. 미망인 인형도 있었고, 왕족별로 다양한 머리 모양을 한 인형이 흥미로웠다. 집에서 방 하나를 인형방으로 쓸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인형을 사 모았다. 여행을 떠날 때 인형을 챙겨가기도 한다.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가끔은 내 자신을 투영하기도 한다. 최근엔 일본 만화 캐릭터인 ‘요츠바랑’ 인형을 챙겨 다닌다. 노트도 꼭 산다. 시장이나 문방구에서 그 지역의 그림이 그려진 노트를 사는 걸 좋아한다. 여행 안내센터 같은 곳에서 주는 공짜 지도나 브로슈어를 꼭 챙겨오기도 한다. 의외로 디자인이 좋은 것들이 많다. 예쁜 지도가 있으면 책 커버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여행 짐을 꾸리는 노하우가 있나.
“여행 기간과 짐의 크기가 반비례한다. 긴 여행을 떠날 때는 최대한 짐을 가볍게 챙긴다. 가방이 무거우면 그 가방과 여행이 인생의 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옷은 한두 벌만 챙기고 현지에서 저렴한 것을 사 입는다. 마음에 드는 인형을 사도 집으로 부쳐버린다. 반대로 여행기간이 짧고 도시를 들를 때는 큰 가방을 챙긴다. 작정하고 쇼핑을 즐기기 위해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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