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불안감­ … 미 주식펀드 10조 이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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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트럼프 기대감’으로 치솟았던 미국 증시가 ‘트럼프 불안감’에 가라앉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N머니는 25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 EPFR글로벌을 인용해 최근 한 주 동안 미국 주식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89억 달러(약 10조원)로 집계됐다며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케어’가 철회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 탓이다. 실제로 자금 이탈은 은행·제조업·소형주 등 미국 경제 부침에 민감한 부문에 집중됐다. 트럼프 랠리의 최대 수혜자였던 금융주의 경우 지난 한 주 사이 6억 달러가 빠져나갔 다.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무려 250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1월 20일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최악의 주간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 투자액은 같은 기간 11억 달러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트럼프케어 좌초가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행정부에 대한 ‘신뢰성 타격’을 초래해 일시적으로 주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컴벌랜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투자자 서한에서 “트럼프 랠리의 관건은 세제 개혁”이라며 “과정이 길어질수록 의문이 커지고 증시 리스크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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