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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재경, 최순실에 이력서 제출 6일만에 미얀마 대사 내정

중앙일보

입력

유재경(58) 미얀마 대사의 이력서가 최순실(61)씨에게 전달된 뒤 대사로 내정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6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통령 대면조사용 질문지’에는 “수사 결과, 최순실은 2016년 3월3일 이상화로부터 미얀마 대사로 유재경을 추천받았고, 3월9일 유재경은 미얀마 대사로 내정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진술인은 이때 최순실로부터 미얀마 대사로 유재경을 추천받은 사실이 있나요”라고 적혀 있다.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의혹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사진=뉴시스]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의혹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사진=뉴시스]

지난 1월31일 특검팀에 소환된 유 대사는 기자들에게 “누가 나를 추천했는지 모른다”고 말한 뒤 조사실에 들어갔지만 이내 “최순실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며 최씨의 추천을 받은 사실을 실토했다. 이같은 자백은 당시 유 대사가 최씨의 측근인 이상화 전 KEB 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보낸 2016년 3월3일의 문자메세지를 특검팀이 제시하자 시작됐다. “내가 자격이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 못난 선배 챙겨줘서 고마우이”라는 메시지였다. 2016년 3월3일 이 메시지와 함께 유 대사는 자신의 이력서를 이 전 본부장에게 보냈고, 이 본부장은 당일 최씨에게 전달한 것이다. 6일 만에 대사 내정이 확인된 뒤 최씨와 유 대사는 처음 만났다.

특검팀의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수사는 최씨가 이 사업에서 이권을 챙기기 위해 브로커 업체인 ‘MITS’지분을 확보한 사실을 장시호씨가 제보하면서 불이 붙었다.

특검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씨의 미얀마 프로젝트를 챙긴 정황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서 여럿 발견했다.“VIP, 미얀마, 스쿨버스, 한인타운 조성, 컨벤션 센터, 주고받는 것이 필요”(2016년 3월15일자)“미얀마…삼성 아그레망”(2016년 3월27일자)”등이었다.

질문지에는 이 사실들을 근거로 한 “안종범에게 유재경의 아그레망을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 아닌가요”“안종범에게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추진을 짓한 사실이 있는가요”등 특검팀의 결국 하지 못한 질문들이 남아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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