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추천서 불이익"…'여대생 초코파이 사망사건' 지인 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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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공개한 A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일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가 공개한 A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일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대학교 행사에 참가한 여대생 A씨(22·여)가 초코파이 빨리 먹기 시합을 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A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남긴 글이 화제다.

21일 오후 이 네티즌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대생 엠티(MT) 초코파이 사망사건 그 진실"이라는 장문 글을 올렸다.

그는 "오보와 학교 측이 부당한 대응이 유가족 및 지인들 마음에 큰 상처가 되고 있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이 네티즌이 보도 등을 통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4가지로 짚어 설명했다.

첫째 '신입생 환영회'로 알려진 것과 달리 A씨는 엠티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네티즌은 "A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고 친구에게 계속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고 계속 말해왔다"며 "4학년이던 A가 '취업에 필요한 추천서에 기재하겠다'는 반강제식 압박에 어쩔 수 없이 행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이익이 없음을 알린다'는 공지사항을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교수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둘째 A씨가 초코파이를 먹은 것은 생일파티로 먹은 것이 아니라 레크레이션 종목 중 일부였다고 한다. 이 네티즌은 "교수들도 자리에 동석했다"며 "3분가량 후 친구가 발견해 하임리히법을 실시했고 곧바로 온 교수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입 안에 있는 잔여 물질을 빼냈다"고 말했다.

그는 "119가 올 때까지 교수들이 돌아가며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며 "15분 후 구급차가 온 후 옮겨지며 병원 이송 중 방향을 바꿔 시간이 지체됐다"고도 했다. 또, "현장에 있던 친구들의 증언으로는 자동심장제세동기(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가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고 교수들도 기계가 이상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잘못 알려진 사실로 고인의 죽음이 더 희생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기사에 올라온 댓글로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17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3분쯤 나주의 한 리조트 1층 화장실에서 광주광역시 모 대학 4학년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119구조대원들에 의해 인근 화순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A씨는 이날 1층 연회장에서 열린 초코파이 빨리 먹기 게임을 하던 중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A씨가 초코파이 2개를 먼저 먹고 다음 주자에게 인계하는 릴레이 게임을 하던 중 목이 막힌다며 화장실로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음식물로 인해 기도가 막혀 숨진 게 아닌가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교수와 선후배 등 360여 명과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학과 행사에 참여했다.

다음은 이 네티즌이 남긴 글 전문.


시간이 더 지나기전에 잊혀지기전에 빨리 알아야하기에 새롭게 글을 올립니다.
긴 글이지만 시간내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신입생환영회에서 초코파이 먹기 게임을 하던 여대생이 숨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모두 접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뉴스 오보들을 비롯한 학교측의 부당한 대응, 왜곡된 진실, 또 그로 인한 댓글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여대생과 유가족 및 지인들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힘을 빌려 잘못된 사실들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조금은 긴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한 번 읽어주시고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질식사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잘못된기사를 바로잡기위해 글을 올립니다.

-신입생환영회X -> MT
(당시 4학년이었던 A가 자발적으로 참여한것이아님을 밝힙니다. 본인은 친구에게 카톡이나 전화 등으로 참여하고싶지 않음을 계속 말해왔고 누군가의 교육청 신고에 의해 자율적인 신청으로 바껴서 안가도 된다며 정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신청서를 받을 때 참여인원이 적자, 몇몇 교수가 4학년 수업을 들어와 취업할 때 필요한 추천서에 기재하겠다, 학점, 엠티당일 목,금요일에 9~6까지 나와 자율학습을 하라고 전함.

간호학과 학생들은 아시겠지만 포트폴리오에는 엠티 참석여부 체크란이 있고 추천서에 기재된 교수의 의견은 취업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며 본인이 고칠수 없는 부분입니다. 학점도 마찬가지구요. 이러한 얘기를 하여 학생들의 불안감을 조성해서 반강제식으로 엠티를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9일에몇몇 교수가 수업에 들어와 위와 같은 부분을 전달하였고 13일에 에이포용지에 공지사항(불이익을 없음을 알린다는)이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로서는 그 게시물이 언제정확히 붙은것인지 그게시물을 봤다고 한들 달랑에이포용지 한장이 아닌 학과게시판이나 개인에게 직접연락이 어렵다면 교수들이 직접 다시 수업에서 얘기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 공지사항 하나로 교수들이 했던말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엇을지 의문이 듭니다.

-A가 초코파이를 먹은것은 생일파티로써 먹은것이 아닌 레크레이션 종목 중 일부였습니다. 교수들도 그 자리에 있었고 학생들이 그러한 게임을 하는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A가 목이막혀 뛰쳐나갔을 때 누군가 한명이 따라갔다고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대략 3분가량 뒤 친구의 발견으로 인해 하임리히법을 실시.(발견당시 주변에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초코파이 조각이 있었음) 곧바로 온 교수가 CPR을 하며 입안에(목X) 있는 잔여물질을 빼냈고 다른친구들은 119를 불렀습니다

-119가 올 때까지 교수들이 돌아가며 심폐소생술을 계속했고, 15분정도가 지나 구급차가 온 후 옮겨지며 씨티병원으로 이송중 환자에게 희망이 보여 전대병원으로 방향을 틀며 반대방향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이때까지 맥박이 잡혔으나 병원도착 3분전 숨이 결국 끊어졌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친구들의 말로는 그곳에 있던 AED기계(자동제세동기=환자에게 전기충격을 주어서 심장의 정상 리듬을 가져오게 해주는 도구)가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고 교수들도 기계가 이상하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도에 걸린것이 없어 질식사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이 나왔고 부모님께서는 정밀한 검사를 원하셔서, 정확한 결과는 며칠 뒤에 나옵니다.

가족분들, 친구들은 더이상 잘못알려진 사실로 고인의 죽음이 더 희생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기사에 올라온 댓글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주신 뒤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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