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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계약 감사' 현금으로 준 이유는 "최순실씨가 샤넬백을 마음에 안들어해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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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의 도움으로 현대자동차와 납품 계약을 맺은 KD코퍼레이션 이종욱 대표가 최씨에게 4000만원어치 현금을 건넨 이유에 대해 "(먼저 선물한) 샤넬백을 최씨가 교체해 (가방보다) 현금이 편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0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납품계약 성사 전후로 최씨에게 가방과 현금 등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12월 한 백화점 샤넬 매장에서 최씨에게 줄 1160만원 상당의 가방을 자신의 카드로 할부 구매해 최씨에게 건넸다. 이 대표는 "가방을 건넬 당시 마음 속으로 (납품 계약을)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가방을 선물받은 최씨는 해당 매장을 찾아와 추가금액을 지불하고 다른 상품으로 교환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다음달인 1월에 카드를 교체했는데, 그 때 샤넬 담당 직원으로부터 저희가 산 제품이 교환이 됐다고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로 현대자동차와 납품 계약이 성사되자 이 대표는 최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5만원 묶음으로 20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4000만원의 현금을 건넸다고 한다. 최씨는 샤넬백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현금 4000만원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의 아내 문화경씨는 유치원 학부모 사이인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로부터 최씨를 소개받아 노래교실 등을 함께 다니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아내를 통해 최씨에게 현대자동차 외에도 삼성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납품 계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시인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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