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레이더는 마지막 단계에 공수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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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조기 배치를 둘러싸고 한ㆍ중, 미ㆍ중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사드 체계 장비는 속속 공수되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이날 “한ㆍ미 양국의 협의 아래 사드 체계를 구성하는 장비가 미 본토에서 스케줄에 맞춰 속속 공수되고 있다”며 “사드 체계가 전부 전개되려면 C-17 수송기로 최소 10번은 공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사드 체계의 핵심인 X밴드 레이더(AN/TPY-2)는 전개에 앞서 관련 지원장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마지막 단계에 들여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X밴드 레이더는 장거리 탐지로 설정할 경우 최대 2000㎞ 거리까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강하게 반발하는 핵심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원하는 ‘사드’는 요격고도가 40~150㎞에 이른다. 탐지거리가 최대 2000㎞에 달하는 레이더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원하는 ‘사드’는 요격고도가 40~150㎞에 이른다. 탐지거리가 최대 2000㎞에 달하는 레이더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고 있다. [중앙포토]

 군 안팎에선 당초 사드 체계의 미사일 발사대 6대가 한국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일단 최대 4대를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대를 기본으로 하는데 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우선 배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한국에 오는 사드 포대는 괌 포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괌에 배치된 사드 포대엔 미사일 발사대 3대가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로선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1개 포대가 몇대의 발사대로 구성될 지는 공개할 수 없다. 아무튼 1개 포대 규모로 이해하면 된다”고만 설명했다.
 주한미군에 배치 예정인 사드 포대의 발사대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의 국방예산 시퀘스터(예산자동삭감조치) 때문에 사드 요격미사일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미군은 모두 6개의 사드 포대를 작전 배치했다. 그러나 보유한 사드 미사일 숫자는 205발에 불과하다. 미사일 발사대 1대에는 통상 8발의 미사일이 들어간다. 결국 6개의 발사대를 갖춘 1개 사드 포대를 가정하면 모두 48발의 미사일이 필요한 셈이다.
 이와 관련, 사드 체계를 관리하는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BA)은 올해 미사일 61발을 추가 생산하는 예산안을 수립했다. 또한 2017 회계연도부터 2021 회계연도까지 5년간 사드 미사일 생산 예산에 모두 20억 달러를 배정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일단 한국에 최대 4대의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한 후 미사일이 추가 생산될 경우 상황에 맞춰 발사대와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사드 체계 배치 장소인 성주 골프장은 현재 우리 군이 주한미군과 함께 기지 조성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다. 최근 토지 측량작업을 끝냈고, 주한미군에 공여할 부지의 위치와 면적을 두고 양국이 협의 중이다. 공여부지의 면적이 33만㎡ 이하일 경우 4~5개월 걸리는 간소화된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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