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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행 지켜본 TK의 반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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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돌아 왔다. 박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만나면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눈가 주변은 젖어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돌아 왔다. 박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만나면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눈가 주변은 젖어 있다. 강정현 기자

"실망스럽다." VS "불쌍하다." 

12일 오후 7시38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모습, "진실은 밝혀진다"는 메시지를 TV로 접한 대구·경북(TK)민의 반응은 갈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탑승한 에쿠스 승용차(20오 8206·맨앞)가 12일 오후 7시20분쯤 경호차량들과 함께 청와대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탑승한 에쿠스 승용차(20오 8206·맨앞)가 12일 오후 7시20분쯤 경호차량들과 함께 청와대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은진(33·여) 대구 서문시장 신발가게 직원은 "탄핵을 당해 불명예스럽게 청와대에서 쫓겨났는데도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과연 박 전 대통령이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종관(38·대구시 달서구)씨는 "동영상으로 사저에 들어가는 모습과 메시지를 보고 접했는데, 순간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가 이렇게 혼란에 빠졌는데, 어떻게 손을 흔들고 웃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공구상을 운영하는 송욱재(33·대구시 달서구)씨는 "진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해 한 말이 아닐 거다. 아직 검찰 조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결과를 승복하면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보고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대학교 교직원 최모(34)씨는 "끝까지 승복하지 않는 모습, 대다수의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까지 져버린 모습이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경북 구미시 원평동에 사는 직장인 이우성(34)씨도 "나쁜 대통령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니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죄를 낱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기(64)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박사모 등 친박세력을 부추겨 끝내 국론분열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억울하다 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의 지낸 사람이 헌법재판소 전원일치로 나온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불쌍하고 측은하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주부 김수미(40·대구시 달서구)씨는 "청와대에서 나가는 모습을 보니 박 전 대통령을 욕한 게 후회된다. 어쩌면 진실이 가려진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주부 김민정(30·대구시 수성구)씨는 "마지막 가는 길이 안쓰럽긴하다. 이제 비판을 그만하고 그동안의 혼란스러웠던 국정을 빨리 수습하고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열(50) 탄기국 공동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씀 깊이 새기고 전진할 것이다. 탄기국 회원들을 새누리당 경북도당 발기인에 가입하도록 제안하는 등 우파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당선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경북의 한 도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고 본다. 만약 죄가 있다면 공개적으로 헌재판결을 불복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시의원도 “실제 박 전 대통령은 잘 몰랐다고 생각한다. 가족도 없이 혈혈단신인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수백억원의 돈을 기업에게 갈취할 이유가 없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북 경산시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은경(21)씨는 "이번 일로 국민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진다고 하는데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제 갈등은 그만하고 탄핵 전의 일상으로 모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미·경산=송의호·김윤호·최우석·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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