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색전 치러도 자신있다" 김대중씨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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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씨는 기자회견후 자파사무실인 민권회에서 기자들과일문일답을 가겼다.
그동안 여러번 출마입장을천명해 왔는데 오늘 다시 공식선언을 하게된 배경과 소감은.
『그동안 많이 고민해 왔다.몇차례 사선을 넘고 옥고를 치르면서 싸운 것이 마치 대통령이 되려는 목적때문에 한것처럼 생각돼 괴로왔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주변의강력한 지지태도와 재야의 걸정때문에 5대공약을 실천하는 사명감을 갖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국민앞에 책임지겠다고 결정했다.앞으로도 있을수 있는 반민주세력에 이득을 주지않도록 유의하겠다.나는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김총재와 나 사이에 이루지 못한 단일화가 여론과 국민의 힘에 의해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있으며,우리 국민은 과거의 대통령선거에서도 지지표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30∼4O%의 지지를 받는 약체대통령은 나오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측근들의 말에 따르면 김고문은 4파전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승리를 확신한다.국민들은총칼앞에서도 전두환·노태우체체에 굴복하지 않았는데 투표를 통해 그들을 지지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노태우씨가 6·29선언의 8개 약속을 실천하는 개과천선의 자세를 보이면 몰라도 현재의 양태로 보면 부정선거를 감행하고 있는것이 명백하지 않은가.심지어 정부·여당의 선거자금 예산액이1조원이라는 정보까지 갖고 있는데 국민은 이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신당 창당과정에서 김영삼민주당총재와 만날 예정인가.
『의원전체 또는 정무위원급도좋고 김총재도 좋다.식사라도함께 하면서 연합전선격인 협력방안을 마련,군정종식을 위해 상호 비방을 삼가면서 둘중 누가 당선돼도 좋다는 자세로 협력하겠다.그같은 정치적 목적외에도 그동안동고동락했으니 석별의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뜻을 어제 (27일) 나를찾아온 상도동계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있다면 어떤 점에서인가.
『나는 정책적으로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나라의 안정을 가져오는데는 박정희독재세력과 싸워온 재야세력을 설득할수 있고,광주사태를 해결할수 있는 것은 나라는것을 이해할 것이다.
집권세력이 악선전을 해 안정때문에 노태우씨를 찍을까, 아니면 김영삼씨를 찍을까하는 사람이 있겠으나 차츰 진실을알고 태도를 바꿀 것이다.』
-김총재와의 노선상 차이는.
『오늘 밝힌 5개 항목에서 정책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있다. 김총재의 지지기반이 무엇이라고는 말하기 곤란하나 내 지지 기반은 중산층이하 저소득층과 연령적으로 젊은 사람들이며 각후보마다 각 출신지의 지지외에 서울·경기지역은강력한 나의 지지기반이라고 생각한다.
71년선거때도 40.6%가나를 지지했었다.』
-그렇다면 김총재와의 다른점은 정책차이에 불과하고 노선차이는 없다는 말인가.
『군부에 대한 것은 노선차이가 아니다. 국민생존권·통일문제에 대해 나는 어느 누구보다 일관되게 관심을 가져왔는데 이점에서 다르다.』
신당에 재야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면 당의 성격이나 방향은 어떻게 되는가.
『나는 온건개혁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사회민주주의자는 아니다. 자유경제를 주장한다는 점에서보수적이며 저소득층의 권리를주장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이 두가지를 종합할때 나는온건 개혁주의자다.
오늘 발표한 5개항에 대해재야나 학생들이 지극히 만족해했다.그들의 의견이 여기에포괄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재야나 학생· 노동자들과협력해나가겠지만 나의 주체적 입장을 지키면서 협력할 것이고 아직 전혀 문제가 없다.』
재야가 모두 지지했다는데어떤 사실을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지난번 재야인사 46명이 나를 지지했고 이어 민통련도나를 지지했다.
민통련은 46명외에 거의 모든 재야를 포괄하고 있다.물론 구성원증 1∼2명의 반대는 있었다.』

<김대중씨 회견 요지>
나는 모든 국민에게 정의와생존권이 보장되고 자주의 바탕에서 통일의 기초를 닦는 화해의 시대를 열기 위해 대통령 출마의 뜻을 밝힌다.
민주화는 시대의 대세며 역사의 필연이다. 나는 광주집회에서부터 대전.인천·성남·청주를 거쳐 한국야당사상 최대의 중요사건이 되고만 고대집회에서 절대다수 국민이 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민의를 확인하였고 전재야세력의추천에 고무받아 5대공약을 걸고 나서기로 했다.
◇국민화해=나는 계층·지역·성별·민군간,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화해를 이룩하려 한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타파에 앞장설 것이며 지금 영·호남의 젊은이들이 지역감정 타파운동에 앞장서고 있는데 대해 격려를 보낸다.
◇정의경제=노동자에게 노동3권과 최저임금,쾌적한 작업환경을 보장하겠다.농민들을 농가부채에서 해방케하고 농수산물 가격을 보장하겠다. 도시 서민에게 주택·의료보험등 기본 생존문제를 해결시켜 주겠다.
중산층과 중소기업이 민족경제의 핵심이라 믿고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제도적 혁신을 단행하겠다.나는 자유경제를 지지하며 대기업을 결코 적대시하지 않는다.
◇단부중립=민주화는 곧 군부의 중립이다.국민들은 군의정치적 개입을 어느 때보다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우방도 군의 중립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절대다수의 군인들이 군의·정치개입에 대해 반성과 자숙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참된 안보는군의 정치적 중립에서만 이룩된다.
◇자주외교=우리 외교의 대외 의존은 독재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책략의 부산물이다. 미일등 우방의 협력이 필요불가결하나 이들의 정책이 우리의 국가이익에 배치될 때는 이를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중소및 동구권과도 경제적·외교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통일추진=나는 평화공존·교류·평화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통해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겠다. 어떤 경우도 공산주의를 이롭게하는 통일에 반대한다.
지난 25일 고대집회에서 나타난 국민의 심판을 볼때 나의 승리에 대해 확신을 갖는다.이번 선거가 국민생존권과긍지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한다.
현 군사정권의 후보는 근신은 커녕 관권 동원·금품 공세·제도언론조작을통해 불의의 승리를 획책하고 있다.
내가 광주사태의 피해자이기때문에 화해 당사자가 될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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