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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시골 소방서, 공동주택 화재 대응력 키워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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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위성욱내셔널부 기자

위성욱내셔널부 기자

지난 4일 새벽 경남 의령군 의령읍 우진빌라 2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입주민들의 빠른 대처로 다행히 대형 참사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화재 현장에서 입주민들에게 구조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반발을 샀다. 또 4·5층에 있던 입주민 3명이 뒤늦게 구조되면서 ‘시골 소방서’가 갖고 있던 ‘인력과 경험의 한계’가 드러났다.

의령군은 국민안전처가 해마다 조사하는 전국의 지역 안전등급(화재 분야)에서 2015·2016년 2년 연속 모두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안전등급은 화재 발생과 사망자 수 등을 고려해 매기는데 그만큼 화재에 취약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인력이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뒤 4·5층에 갇혀 있던 입주민 3명은 소방차가 도착한 뒤 20~30분이 넘어서야 구조가 됐다. 인근 소방서의 지원이 많은 도시에선 동시 다발적 구조가 가능한데, 의령소방서는 야간에 구조 인력이 2명밖에 없어 구조가 상대적으로 늦어진 것이다.

또 공동주택 화재 진압 경험이 적었던 것도 구조가 늦어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의령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공동주택 화재가 단 2건 발생했다. 이번에 구조에 투입된 구조대원 2명 중 1명은 공동주택 구조 경험이 전혀 없었고, 또 다른 한명도 다른 지역에서 3~4차례 공동주택 화재 구조 경험이 있었을 뿐이었다.

문제는 의령뿐 아니라 다른 군지역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시 지역인 김해·통영·거제·진주 등의 공동주택 화재는 18~42건이지만 군 지역인 함안·고성·산청·함양 등은 1~3건에 불과했다. 남해·하동은 0건이었다. 경남소방본부 예방대응과 관계자는 “아무리 훈련을 많이 해도 실전 경험이 많은 대원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와 농촌간 인사 교류를 하고 있어 이같은 문제점은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남소방본부는 기사가 나간 뒤 각 지역의 화재 취약 지구 등을 대상으로 소방용수 확보 상황과 주·야간 소방차 진입로 확보 실태 등을 재점검 하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골지역 공동주택에 대한 화재 예방 및 화재 발생시 구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허투루 해서는 안된다. 공동주택 화재는 자칫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성욱 내셔널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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