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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VX 사용' 국제사회 공동대응 촉구

중앙일보

입력

최종문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84차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집행이사회에서 북한이 김정남 암살사건에 화학무기인 신경작용제 VX를 사용한 데 대해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최종문 조정관, 화학무기금지기구 집행이사회 기조연설 #21개국 VX 사용 규탄...말레이시아 "국제기구와 협력"

이날 기조연설에서 최 조정관은 “이는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체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문제로 OPCW 회원국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PCW는 CWC의 이행을 위해 설치된 국제기구이며, 41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OPCW 집행이사회에선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최 조정관은 OPCW 사무총장과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CWC 가입을 촉구하는 공동명의의 서한을 발송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향후 집행이사회에서 북한의 VX 사용을 규탄하는 결정 채택 등을 통해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OPCW 특별집행이사회를 개최할 것도 제안했다.

외교부 군축비확산담당관실은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30개국 가운데 미국, 영주, 호주, 일본, 이탈리아, 스웨덴 등 21개 이사국들이 우리 측의 발언에 동의를 표했고, VX 사용 문제를 제기하거나 규탄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도 입장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대표단은 “VX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OPCW 사무국에 기술지원을 요청하는 등 사무국과 긴밀히 협의중”이라며 “VX 사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 당국은 국내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중이며, 말레이시아는 어떠한 화학무기도 생산·비축·수출입 및 사용하지 않는다”고 원칙을 밝혔다.

같은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 군축회의 본회의에서 말레이시아는 “누구든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OPCW를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정의 구현을 위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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