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中, 준단교까지 고려할 것…사드 역이용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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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의 외교적 해결방안을 밝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북핵의 외교적 해결방안을 밝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문재인 대선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배치를 두고 “중국은 준단교 수준의 보복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국은 사드배치를 단순한 사드만의 문제가 아닌 한ㆍ미ㆍ일 군사공동체 강화를 통한 제2의 NATO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문 후보의 입장이) ‘사드 철회’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사드를 역이용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캠프 측의 뜻을 전달했다.

송 의원은 특히 “중국에 가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아달라고 압력을 넣어야 한다”면서 “사드를 외교적 카드로 활용해 6차 핵실험을 막고 ‘북핵 모라토리움(중단)’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우리 국민이나 보수 측은 사드 배치를 완료하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국은 전략적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고 한중관계는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중국은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자신들의 국가안보 이해관계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면 우리나라는 사드배치 찬반을 넘어 중국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난해 6월 황교안 국무총리가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한마디도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그 자리에서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시진핑 주석이 밝혔는데 우리나라는 돌아와서 일주일 만에 바로 (사드 배치) 결정을 해 버렸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얼마나 무시당한 느낌을 받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희 국회의원들도 엄청나게 무시당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아무런 준비도 안 돼 있다고 해놓고 바로 돌아가서 결정했다”면서 “장관도 소외된, 최순실이나 어떤 비선에 의해서 급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닌가. 록히드마틴의 로비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송 의원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는 것이고 ICBM의 개발을 막을 수 있는 힘은 그래도 중국에 있다”면서 “중국이 UN 결의안을 지키고 석탄 수입량을 제한시키는 등 나름의 성의를 보이는데 사드 배치로 이렇게 한중 간의 관계가 멀어지면 북한은 ‘이때가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6차 핵실험을 도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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