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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대출 4년 만에 처음 감소…구조조정에, 경기 둔화에

중앙일보

입력

산업 대출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경기 둔화에 산업계 자금 수요가 줄었다. 자영업 대출만 ‘나 홀로’ 급증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이 산업 부문에 대출한 금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985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말과 비교해 9000억원이 줄었다. 분기별로 집계한 산업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2012년 4분기(-7조8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서 예금취급기관은 일반은행ㆍ수출입은행ㆍ상호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ㆍ상호금융 등 예금과 대출이 모두 가능한 금융사를 뜻한다.

자영업 대출만 ‘나 홀로’ 급증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자료 한국은행]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자료 한국은행]

구조조정과 경기 둔화로 인해 산업 부문의 대출 수요가 줄었다. 최영엽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기업의 운전자금 대출 수요가 연말이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말 은행 채권단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조선업 등 대출금이 출자금으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전체 산업 대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전 분기 대비 -9조3000억원)과 건설업(-1조6000억원) 대출이 지난해 4분기 나란히 감소했다.

도ㆍ소매업과 음식ㆍ숙박업 같은 자영업이 주를 이루는 서비스업 대출만 급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4분기) 3개월 동안 12조7000억원 급증하며 56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이 분기별로 서비스업 대출액을 집계할 때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줄어든 일자리에 자영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서비스업 대출만 증가하고 있다. 내수 경기가 나빠지면서 ‘빚 돌려막기’ 중인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도 된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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