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상징 조형물 또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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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림픽공원에 세워지는 올림픽상징조형물 설계가 이번에는 착공 9개월만에 또 바뀌어 서지도 않은 채 또다른 4번째 모습으로 탈바꿈하게됐다.
계획단계에서부터 2차례의 반복·수정 끝에 지난1월26일 착공됐던 서울둔촌동 올림픽공원안의 올림픽상징조형물이 공사도중 또다시 설계를 수정, 축소 조정됐다.
서울시는 17일 이 조형물의 규모가 너무 커 구조적으로 안전과 내구성에 문제가 있고 몽촌토성등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아 축소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3번째로 수정된 규모는 착공 당시의 높이 32m가 24m로, 폭은 45m에서 37m로 각각 8m후, 한목 지붕길이도 32m에서 22m로 10m나 줄었다(그림④). 또 지붕천장에 그리기로 했던 사신도·벽면의 스포츠상을 소재로 한 부조(부조) 벽화·분수조각도 모두 취소됐다.
규모가 이같이 줄어들음에 따라 조망대를 제외한 기념박물관·전시실·영상자료실·기념물판매소등 시설도 들어설 수 없게 됐으며 소요예산도 75억원에서 50억원으로 축소 조정됐다.
설계가 3번씩이나 바뀌는 바람에 조형물의 완공시기도 당초의 내년 상반기에서 올림픽 개최 보름전인 내년 8월말께로 늦춰질 전망.

<◇번복·수정>
이 조형물은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고 후세에도 종합예술품으로 길이 남기기 위해 서울시가 85년9월 공모, 건축가 김중업씨의「88올림픽문」(높이24m 폭70m 규모·그림①)을 선정, 발표했었다.
서울시는 그러나 당선작을 발표한 지 1개월도 채 안된 85년10월 「올림픽에 대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김씨는 서울시의 주문대로 12월초 「웅장한」 규모(그림② 남대문의 20배, 파리개선문의 5배, 배경 천안문의 15배크기)로 수정, 서울시가 이를 확정, 발표했으나 「규모가 너무 크고 예산도 너무 많다」는 여론에 밀려 또다시 축소조정(그림③), 겨우 착공됐었다.

<◇김여업씨>
제한된 여건에서도 한국 고유의 미와 웅장함을 살리려고 애를 썼는데 3번이나 수정하는 바람에 지쳤다. 더 이상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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