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위' 곽상언 변호사 "안희정이 '장자'라고? 자발적으로 불리는 것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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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언 변호사(왼쪽)와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 곽상언 변호사 페이스북, 중앙포토]

곽상언 변호사(왼쪽)와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 곽상언 변호사 페이스북, 중앙포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장자 안희정' 발언을 놓고 의구심을 표했다.

1일 곽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 지사? 글쎄… (2) 언어의 의미: 민주세력 장자론'이라는 제목의 장문을 게재했다.

그는 첫 아이를 낳았던 순간을 회상하고 자신이 맏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장자(長子)는 생물학적인 의미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첫 번째로 태어나서 '장자'인 것이 아니라 집안의 어려운 일을 도맡아 가족 모두를 이끄는 사람이 장자라는 것이다.

곽 변호사는 "'장자'는 가족들을 돌보는 천형(天刑)을 자신의 삶으로 택하는 사람에게 붙이는 칭호"라고 정의했다. 이어 "'장자'는 책임과 헌신의 의미이고 수동적으로 붙여지는 것이지 가족의 동의도 받지 않고 스스로 붙일 수 있는 호칭이 아니"라며 ""풍요를 위한 이름이거나 상속을 위한 호칭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곽 변호사는 안 지사를 언급했다.

그는 "안 지사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자이자 적자로서 민주세력의 적통'이라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해왔다"며 "안 지사가 김대중의 정치를 지향하는 세력이 고초를 겪을 때 그 세력을 돌보았는지 알 수 없다. 또, 노무현의 정치를 지향하는 세력을 책임지고 돌보았다거나 그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했다"고 적었다.

곽 변호사는 "김대중·노무현으로 대변되는 민주 세력이 안 지사의 책임과 헌신에 대한 보은으로 자발적으로 그를 장자로 불러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오히려 안 지사가 스스로 장자라고 칭하면서 단어를 선점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치적 자산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어도 그런 주장을 했을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곽 변호사는 "장자는 상속만을 위한 호칭·스스로 붙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언어의 의미를 혼용하거나 자의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의심하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안 지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안 지사는 지난 1월26일 열린 KBS 토론회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친노 이상의 민주당 적자이자 장자 안희정이라고 불러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안 지사는 지속적으로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역사를 잇는 장자가 되겠다"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주 대비 2%p. 상승한 34%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안 지사는 2위로 순위는 유지했지만,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대폭 떨어져 15%를 기록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전주 대비 1%p. 상승한 9%로 3위에 올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주와 동일한 8%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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