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노래만 있나요, 이런 선거 송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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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북 군산시 선관위 홍보담당 이효순(49·7급·사진)씨는 봄과 사랑 노래는 많은데 유쾌하면서도 유익한 선거 캠페인송이 없는 게 늘 아쉬웠다. “직접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은 이씨는 올해 초 ‘아름다운 선거’라는 제목의 캠페인송을 기획해 지난달 28일 녹음을 마쳤다. 일반에는 이달 중순쯤 공개할 예정이다. 중앙선관위가 아닌 지역 선관위 차원에서 선거 캠페인송을 만든 건 처음이다.

군산시 선관위 이효순씨 직접 작사 #쉽게 흥얼흥얼 할 수 있는 국악 버전

4절로 된 ‘아름다운 선거’의 가사는 이씨가 직접 썼다. 1989년부터 선거 업무를 해 온 그는 2001년 월간지 ‘문예사조’에 ‘우물에 관한 소묘’라는 작품으로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다. 2012년에는 시집 『별숲에 들다』를 내기도 했다.

이씨는 중학생인 아들과 딸에게 중간중간 가사를 보여주며 어려운 전문 용어 대신 최대한 쉬운 말로 다듬었다고 한다. 그는 “당장은 투표권이 없지만 미래의 유권자인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행복한 가족의 미래를 위하여/다함께 일어나 투표하러 가요” 등 10대의 눈높이에 맞춘 노랫말이 나온 배경이다. 작곡은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역연(61)씨가 했다.

1절은 군산은파 소년·소녀합창단, 2절은 소프라노 정수희, 3절은 테너 이성식, 4절은 모두 함께 불렀다. 4분34초 분량의 동영상 CD도 제작 중이다. 총 제작비는 280만원이 들었다. “제작을 총괄한 이씨가 작사는 재능기부를 하고, 일일이 발품을 팔아 사람들을 섭외해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게 군산시 선관위 측의 설명이다.

이씨는 “모든 국민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흥겨운 국악 버전으로 선거송을 만들었다”며 “이 노래를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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