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수수께끼 처음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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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인으로서 첫번째 노벨의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도네가와·스스무」 (이근천진) 박사의 업적은 세기적인 의문으로 남아있던 면역체계의 수수께끼를 처음 구명한 것이다.
그가 지난 76년 37세때 발표한 「항체생성의 다양성에 관한 유전학적 원리」가 바로 수상업적의 핵심.
이 연구는 그당시까지 거의 베일에 싸여있던 인체면역체계의 정체를 확실하게 밝혀내는 동시에 최근면역학이 급속히 발전하게된 시동역할을 했다.
「도네가와」 박사의 이론이 발표되기전까지 면역학에 있어서의 가장 큰 의문은 체내에 침범하는 수많은 세균에 대해 인체가 어떻게 각각 다른 항체를 만들어내 대항할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예컨대 우리 몸안에 병원균이 들어왔다면 혈액속에 있던 임파구세포가 정보를 알아내 병균(항원)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싸움으로써 건강을 유지하게된다.
이같은 면역반응에 참여하는 임파구세포는 B세포와 T세포이고 그중에서도 항원- 항체반응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바로 B임파구세포인 것이다.
그런데 이 B임파구세포는 과연 어떤 기전에 의해 수백만개나 되는 각기 다른 항체를 그때그때 만들어내는가가 의문으로 남았었다.
연세대의대 윤정구 교수(미생물학)는 「도네가와」 박사가 이론정립과 분자생물학적 실험기법을 동원해 유전자에 의해 면역기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도네가와」 박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면역글로불린의 종류가 G, A, D, E, M등 5가지이며 그중에서도 G가 가장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따라서 그의 면역기전을 토대로 하면 인체에 필요한 항체, 즉 특정한 면역글로불린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중앙대의대 양용태 교수(미생물학)는 『「도네가와」 박사의 이론을 발전시킬 경우 각종 세균·바이러스성질환의 치료와 장기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아직은 이론에 불과하지만 어떤 특정한 병원균이 몸에 침투했을때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대량생산하도록 유전자를 합성해주거나 유전공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백신을 만들어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네가와」 박사가 정립한 이론은 수많은 불치병의 치료를위한 귀중한 출발점이라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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