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문화 전통 깊고 유행에 민감 … 외식업체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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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쉐이크쉑 창업자 대니 마이어 회장. [사진 SPC그룹]

쉐이크쉑 창업자 대니 마이어 회장. [사진 SPC그룹]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역. 미국 뉴욕 수제버거로 알려진 ‘쉐이크쉑’(Shake Shack) 1호점 개장을 앞두고 전날 밤부터 1500여 명이 줄을 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금도 주말이면 ‘쉑쉑버거’를 맛보려는 이들이 30분씩 줄을 선다. 이 쉑쉑버거를 만든 창립자 대니 마이어(58) USHG(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 회장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다음달 서울 동대문 3호점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쉐이크쉑버거’ 창업자 마이어 방한 #2001년 푸드트럭서 시작해 본격 사업 #고급 재료와 고객 배려가 영업 비결

현재 쉐이크쉑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터키·러시아·두바이 등 전 세계 13개국에 매장이 있다. 27일 서울 청담동 2호점에서 만난 마이어 회장은 “한국은 음식문화 전통이 깊고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며 “글로벌 외식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로 삼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마이어 회장은 “1호점이 성황을 이뤘고 9개월 만에 3호점 개점을 앞뒀다”며 “쉐이크쉑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니 마이어 회장

대니 마이어 회장

1985년 요식업에 진출하기 전 그는 도난 방지 제품을 생산하는 ‘체크포인트’라는 업체의 세일즈맨이었다. ‘올해의 세일즈왕’이 될 정도로 성과가 좋았지만 평생 하고 싶은 일은 아니라는 판단에 창업에 나섰다. 그는 “주위에서 ‘미식가’라고 할 만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쉑쉑버거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원 맞은편 푸드트럭에서 처음 팔았다. 매년 여름마다 한시적으로 판매했고 그때마다 사람이 몰리자 2004년 첫 정식 매장을 열었다. 성공 비결을 묻자 마이어 회장은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식재료와 배려를 뜻하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라고 답했다. 그는 “고급 식당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고객 배려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번은 쉐이크쉑 매장에 경쟁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고객이 왔어요. 그의 옷 사이즈를 몰라서 다른 크기의 티셔츠 두 벌을 보이지 않게 들고 가서 ‘우리 매장 티셔츠를 선물하고 싶다’며 사이즈를 물었죠. 그가 말한 사이즈의 티셔츠를 내밀자 아주 감동적인 표정을 짓더군요. 단순한 친절과 배려는 이런 차이입니다.”

대니 마이어 회장

대니 마이어 회장

‘최근 한국에 푸드트럭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하자 그는 푸드트럭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부동산 가격과 소셜미디어 사용 빈도수를 잘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푸드트럭 시장은 부동산 값이 오를수록, 소셜미디어가 활발할수록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치킨이다. 마이어 회장은 “단계별 매운 맛과 간장 맛, 곁들이는 소스 등 다른 나라에서는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매력이 있다 ”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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