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55%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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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의 55%가 여성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여성가족부가 전국 성인남녀 7200명을 상대로 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의 55.2%가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42.0%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밖에 '여자가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차를 얻어 타다 강간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물음에 남성은 56.9%, 여성은 51.1%가 동의했다.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질문에 남성은 54.4%, 여성은 44.1%가 동의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질문에는 남성 응답자 47.7%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여자가 처음 만난 남자의 집에 가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다'라는 물음에 남성의 42.5%가 동의했다.

또 최근 1년 사이 성추행·강간(미수) 등 신체적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여성은 1.5%로 2013년 조사 때 (2.7%)보다 줄었다. 평생 한번이라도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 21.3%, 남성은 1.2%였다.

폭행·협박 없는 성추행은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87.8%였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피해를 당한 경우(78.1%)가 많은 탓이다.

반면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추행(70.0%)과 강간(77.7%), 강간미수(60.1%)는 가해자의 3분의 2 이상이 아는 사람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전히 성폭력 피해를 외부에 알리지 않거나 공적 지원체계보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여성과 남성이 모두 참여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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